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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8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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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다 제 정신이 아니어도 계절만은 정직하다.

얼마 전 그 비 많이 오던 때엔 가을은 영원히 올 것 같지가 않았었다.

그런데 때가 되니까 정확하게 계절은 제자리를 찾아왔다.

지긋지긋하던 장맛비를 쫓아 버리고 어두웠던 하늘을 저처럼 말갛게 열어 놓았다.

어느새 8월의 마지막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

이 해가 4분의 3이 지났다는 얘기가 된다.

세월의 속도를 어느 때보다 실감하게 된다.

별로 한 것도 없이 이렇게 시간만 흘려보냈다.

입추가 지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바람 끝만치나 스산하고 처연하기까지 하다.

돌이켜보면 지난 여름만큼 힘들었던 경우도 드물었던것 같다.

그 긴 장마는 생각만 해도 짜증스럽다.

그런가하면 희망이라곤 벼룩 눈물만큼도 엿보이지 않는 정치 현실, 무기력하면서 깨끗하지 못한 행정 풍토, 전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 잔뜩 위축되어 있는 사회 분위기, 어려워질 대로 어려워진 서민들의 생활, 공상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들, 모두가 삶의 의욕을 잃게 한다.

정말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어려운 중에도 여의도 사람들은 전연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만났다 하면 서로 도둑질을 많이 해먹었다고 입 공격을 해댄다.

21세기에 컴퓨터를 필수품으로 만지며 사는 문명인들 얘기는 분명 아닌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이래가지고도 나라가 온전한 게 차라리 신기할 정도이다.

왜들 이럴까? 백 년을 살기가 어려운 인생인데, 그렇게 모은 돈 다 뭣하려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얼마 전에 일생동안 모은 재산을 고스란히 사회에 환원한 노인의 기사를 보았다.

그 어른은 윗대 어르신부터 내림으로 그렇게 재산 정리를 했다고 했다.

진정 우리가 문명인이라면 이처럼 재물에 좀 초연해지자.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의 괜찮은 공원, 길, 기념관, 거의가 개인이 희사한 것들이라고 들었다.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알뜰히 모으는 그런 자세를 좀 배우자. 도둑질한 돈으론 절대로 행복을 사지 못한다

김영길·영진전문대교수·디지털 의료정보전기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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