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측에 항의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이다. "남측 우익보수 분자들이 방송차까지 동원해 우리를 헐뜯었다"는 것과, "우리측 응원단이 머무는 대구은행 연수원에 불순분자가 침입해 물건을 뒤지고 불순한 문건과 화투를 트렁크와 침대 속에 밀어 넣어 놨다"는 것.
그 중 방송차 비방은 사실로 확인됐다. 김모(41.광주ㅅ교회 전도사)씨 등 한 교회 신자 3명이 26일 오전 11시35분쯤 월드컵경기장 주변에서 광주 번호판의 1t 냉동탑차를 동원, 북측을 비방하는 방송을 하고 유인물을 뿌렸음이 경찰에 의해서도 확인된 것.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 공산당은 반드시 무력 남침한다"는 등을 내용으로 방송하고, '북한 환란과 우리 민족의 살길' 등의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살포했다. 그 당시 인접 보조경기장에서 훈련 중이던 북한 마라톤 선수들이 이 광경을 목격, 신자들에게 강력하게 항의한 뒤 11시50분쯤 '본부 지침'이라며 연습을 중단하고 철수했다.
경찰은 신자들을 연행해 국정원과 함께 조사했으며, 자동차에 무허가 방송 장비를 부착한 혐의를 일단 적용해 자동차관리법 위반 옥외광고물법 위반으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광주.부산에 이어 전국 순회의 일환으로 대구에 와 이같은 일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북측의 두번째 주장에 대해서는 경찰이나 대구시나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측이 응원단 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에서 발견했다고 주장한 화투장, 동전, 시(詩)가 인쇄된 문건 등은 이미 지난 23일부터 이틀에 걸쳐 북측이 발견 사실을 통보해 와 충분히 설명했다는 것. 대구시는 그에 앞선 지난 23일에도 숙소에서 '금생공상반생사여공'(今生共相伴生死如共, 지금 살아서도 같이하고 죽어서도 같이한다)이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가 발견됐다며 북측이 이의를 제기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대구은행 연수원은 일반 회사.단체 등에도 임대되고 있어 북한 응원단이 숙박하기 전에 연수원을 썼던 사람들이 그런 물건들을 흘리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북측을 이해시켰다고 밝혔다. 이상길 체육진흥과장은 "시(詩)는 2000년 7월20일에 프린트된 것이라고 그 종이에 명시돼 있다"며, "그런데도 누군가가 밀어넣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북측은 지난 24일 새벽 0시40분쯤 대구은행 연수원 응원단 숙소에서 10원짜리 동전 1개, 침실 구석에 있던 화투장 3장,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는 시가 인쇄된 A4지를 발견했다며 우리측 연락관을 통해 이의를 제기했었다.
한편 북한 응원단이 묵고 있는 대구은행 연수원 경우, 건물 내부는 국정원에서, 외곽 울타리는 경찰에서, 반경 2km 범위 지역은 군(軍)에서 지키고 있어 외부 침입은 불가능하다고 안전통제본부 측은 밝혔다. 따라서 관계 당국은 연수원 외부 침입 주장은 북측의 억지라는 판단을 보이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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