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북한 서포터스 박순식 단장

"북한 응원단이 오지 않아도 열심히 응원해야죠.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짜아한 아픔도 느낍니다.

우리는 언제쯤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을는지…".

북한 서포터스 여성응원단장 박순식(44·달성사랑회원·달성군 논공읍)씨. 박씨는 북한팀의 경기가 있는 날은 달성사랑회 회원 50여명과 함께 관광버스를 전세내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을 한달음에 찾아오곤 한다.

지난 25일에는 벅찬 기대감을 가지고 경기장을 찾았으나 남측 서포터스만으로 북한 선수들에게 메아리도 없는 응원전을 펼쳐야 했다.

갑자기 북한 응원단의 방문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오후 내내 한반도기를 흔들며 목이 쉬어라 응원전을 펼친 박씨. 일부 맥빠져 하는 서포터스들에게 찐(?)한 우스갯소리를 던지면서까지 분위기를 북돋우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북한 응원단 곁에서 응원전을 펼치게 되면 눈짓 손짓으로 호흡을 맞춰 보겠다고 내심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

"남북 상호간 사전 응원 연습은 없습니다.

북한 응원단이 '언어도-'하면, 곧 우리팀이 '하나'라고 응대하고, '문화도-'하면 우리는 또 '하나'라고 응대하는 뭐 그런식이지요. 워낙 경호가 심하니까 눈치로 때려 잡아 가며 호흡을 맞춰나갈 겁니다".

대회 개막 한달전부터 면사무소와 실내체육관에서 응원전 연습을 해 온 박씨와 달성사랑회 회원들. 대회 기간중 북한 응원단들과 함께 정을 나누겠다는 마음으로 자진해서 회비를 모아 경비와 응원용구를 마련했고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습에 열을 올려 왔다.

박씨는 지난번 북한 기자단과 시민단체간의 충돌과 26일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단체의 북한비방과 이에따른 북한팀의 응원단 참가 거부 등에 대해 "서로 가슴에 응어리를 지우지 말고 응어리를 풀어내는 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 한다.

"기회가 닿는다면 북한 응원단들과 호흡을 맞춰 여한없는 응원전을 펼쳐 보고싶습니다".

예천·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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