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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탄저병..한숨만 가득한 "병해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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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고추 한근에 500~1천원 사이 가격이 오르내릴 때마다 얼굴이 펴졌다 찡그려졌다 할 정도로 고추농사 의존도는 매우 높다.

올해는 긴 장마 영향으로 고추역병과 탄저병이 크게 번져 수확이 시작된 요즘 들판 곳곳에서는 농민들의 신음 소리만 가득할 뿐 기쁨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영양군영양읍 감천리를 비롯, 영양, 안동, 청송 등지의 지난해 태풍 루사 피해로 침수된 농토에 심었던 고추는 이미 고추대까지 말라죽는 등 피해는 더욱 심각해 완전 폐농 상태에 빠져있다.

다행히 산간지 경사진 곳에서 자란 고추는 원활한 배수 덕분인지 작황이 매우 좋은 편이다.

이때문에 같은 마을 농민들간에도 희비가 엇갈려 언제나 대화의 중심이었던 농사 이야기, 특히 고추 농사에 관한 말들은 서로간에 피하고 있다.

영양군 입암면 권영출(69)씨는 "올해 600평에서 고추 200근을 수확 했는데 고작 10여호인 우리 마을에서도 흉작·풍작이 나눠져 이웃간 말한마디도 조심이 되고 그토록 많았던 대화들도 부쩍 줄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다.

김성대(70·영양군 일월면 칠성리)씨는 "요즘 영양과 안동 의성 등지 고추 시세가 6천원선을 웃돌고 있지만 출하할 물량이 없어 씁쓰레할 뿐"이라고 했다.

영양고추유통센터 오태원(52·영양상회 대표)씨는 "이른 새벽부터 군내 마을 곳곳을 돌며 고추를 수집하는데 올해는 병해가 너무 심해 농민들과 얼굴을 마주하기도 쑥스럽다"며 안타까워했다.

영양농협 수비지소 김만연 지소장은 "올해 200여 농가들과 고추를 계약 재배했는데 작황이 매우 나빠 당초 계획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또 농자금은 상환할 수 있을지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영양·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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