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나 중풍, 암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의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죽음을 앞둔 어르신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며 고통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 간호가 확산돼야 합니다".
간호사들도 편한 일을 찾는 것이 요즘 세태이지만 강순옥(44.대구시 치매 및 노인 전문병원) 간호사는 힘든 일만 찾아 나선다.
죽음을 앞둔 노인들에게 사랑과 마음의 위안을 주는 백의의 천사. 정신이 없어 대소변으로 온갖 일을 저지르고 공격적으로 때리기까지 하는 노인들도 아기처럼 다정하게 돌보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노인이라도 가족들에게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쁜 일을 빨리 처리해야 하는 간호사들은 환자의 요구를 일일이 들어주기가 힘들지요. 하지만 환자 중심의 호스피스 간호로 접근하면 환자의 사소한 불편도 먼저 들어주게 됩니다".
그녀는 보통 병원에서는 죽음이 임박하면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온갖 처치를 해 환자의 고통이 배가되고 외관상 모습도 추해질뿐더러 병원비 부담은 늘어나 환자, 보호자 모두 고통받게 된다며 호스피스는 이러한 고통을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한때 정신과에서 근무하기도 한 그녀는 2000년 대구에서 처음 시작된 계명대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과정을 1기로 수료하고 계명대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동창회장으로서 호스피스 간호를 확산시키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치매 노인 경우 의료보호환자는 무료시설로 갈 수 있고 부유한 사람은 시설이 잘 돼있는 병원으로 가면 되지만 이도 저도 아닌 중간층 노인들이 갈 만한 병원이 없어 문제입니다".
그녀는 노인 복지시설에 대한 정부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가톨릭 신자인 그녀에게 봉사의 삶은 일상화돼 있다.
베네딕또수녀회에서 운영하는 결핵요양시설인 '보금자리'를 가족이 함께 정기적으로 방문, 봉사활동을 하는데도 열심이다.
또 자폐아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사별가족을 돌보는 등 어려운 이웃에게 힘을 북돋워 주고 있다.
"한 60대 부부가 불우한 이웃을 도우며 노년을 보내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간호사로서 전문적인 봉사를 하고 정년 후에도 사회봉사를 하며 노후를 의미있게 보내고 싶습니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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