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일본 4년제 대학의 외국인 교수 1호, 외국인 학장 1호인 서용달(70.사진) 일본 모모야마(桃山)학원대학 명예교수. 한.일간 최초의 대학교류를 주도했고 이를 위해 가장 오랫동안 가교역할을 해온 그가 이번에 대구를 찾은 것은 계명대 동산도서관에 일본도서를 기증하기 위해서다.
2일 계명대에 1만5천533권(싯가 5억원 상당)의 일본책을 기증한 서 교수는 이 일이 23년간 지속되어온 계명대와 모모야마대학과의 학술교류를 개인적으로는 일단 결산하는 의미를 지녔다고 말했다.
기증한 도서의 보존형식이 모모야마학원대학문고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개인적인 노력으로 수집한 책들이기 때문이다.
경북 군위가 고향으로 10세에 일본으로 건너간 서 교수는 오사카시립대 상학대학을 졸업하고 국립 고베대 대학원에서 경영학.회계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그러나 일본 국립대학의 교원 임용조건인 일본귀화를 거부한채 사립대학으로 자리를 옮겨 일본 국공립대 외국인 교수 채용운동을 비롯한 재일동포의 법적지위 향상에 30년 세월을 헌신해 왔다.
현재 국립대 교수를 포함한 외국인 공무원 수가 1천500명(재일 한국인 300명)에 달하는 것도 그가 벌여온 10년 투쟁의 결과로 자부한다.
"한국인이 일본 공무원이 되는 길을 열었지요. 앞으로는 민간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는 지난해 5월 일본 참의원 헌법조사회 중앙공청회에 정주 외국인으로는 첫 공술인으로 선발돼 외국인의 법적지위 향상안을 제안, 재일동포의 지방참정권 쟁취에 청신호를 켜기도 했다.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 등 한국 언론인 재조명 운동과 한국내 민주화 투쟁에도 호응해 온 서 교수는 장학사업에도 기여해 지난 47년 동안 500여명의 한국 학생들에게 유학의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이같은 활동상이 일본 아사히(朝日).요미우리(讀賣)신문에도 잇따라 보도됐다
재일학자.문화인으로는 처음으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던 서 교수는 올 3월 대학에서 정년퇴임 후 외국인 교수 차별 철폐운동의 30년사를 고희기념 논문집에 정리했다.
"대학의 국제화는 교원과 학생의 문호개방에서 비롯됩니다". 서 교수의 삶을 지배해온 이 굳은 신념은 이제 국제화에 뒤진 한국의 대학현실에도 화두로 던져졌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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