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은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의 비즈니스 클럽에서 쓰고있다.
유리창 너머로 스웨덴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얀 트로엘 감독이 지나가고 잔디밭에는 안성기의 모습이 보인다.
영화 '오구'의 퍼포먼스가 해운대 백사장에서 펼쳐지고 남포동에는 일본인, 중국인, 호주인, 유럽인들로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새벽4시의 해운대 포장마차에는 노영심이 영화감독인 남편의 내조를 위해서인지 제작자들과 만나고 있고, 어리광을 부리며 멍게를 집어먹는 봉태규, 독일 감독들과 토론에 열중하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 감독이 눈에 들어온다.
낮의 커피숍에는 이병헌이 아주머니 한 분을 에스코트하고 있고 신하균, 문소리, 임권택 감독, 박종훈이 각각 따로 앉아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소품으로 이용된 군용트럭이 메가박스 앞에 전시되고 호텔로비에는 외국산자동차회사의 자동차 쇼가 한창이다.
홍보를 위한 외국기업 주최의 파티가 곳곳에서 열리고 영화속 스타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은 이벤트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찜질방은 영화관객들의 숙소로 동이 났고 호텔예약은 외국인들로 만원이다.
2천500원짜리 쇠고기국밥은 없어서 못 팔고 명품관의 명품도 동이 났다.
이벤트의 효과는 입장수입, 지역홍보, 주인의식과 같은 직접효과와 '시민들이 문화적 취미를 가지게 되었다'등과 같은 간접효과로 나누어진다.
전자는 개최기간에 나타나는 것이고 후자는 기간과 상관없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경제적.문화적 효과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이벤트란?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위의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켜야한다.
아니면 경제적인 효과라도 거두어야한다.
이벤트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개최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간접효과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시민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는데도 '흑자'임을 현수막으로 알리는 자치단체는 '시끄러운 소동'에 불과한 행사를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는 식의 흥청망청 이벤트를 하지 않았는지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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