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듯이 나에게도 잊지 못할 학창시절의 그리운 선생님이 있다.
고등학교 재학시절, 그 분은 수학선생님이자 담임 선생님이었고 인생의 선배였다.
어렵다는 수학도 그분에게는 즐거운 문답이자 인류의 유산이었다.
대학입시에 낙방을 하고 외로운 재수생으로 분투하던 시절, 동성로 한켠의 빵집에서 만나 그간 모아둔 좋은 문제집이라며 나에게 건네주시던 선생님의 따뜻한 정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다.
공교육이 무너지는 교육의 위기상황이라는 이즈음에도 우리의 아들 딸들은 여전히 그분과 같은 훌륭한선생님들의 손에 맡겨져 있다.
비록 세상이 바뀌고 잡음도 있지만 대다수 선생님들은 제자들 교육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는 그분들을 믿고 있다.
그리고 세상사람들은 누구나 학창시절 그리운 선생님의 얼굴을 한 분 쯤은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해양수산부장관 모씨는 '공무원이 튀어야 나라가 잘된다'며 억지로 튀는 행각을 반복하다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분은 '고등학교 때까지 존경하는 선생님은 한분도 없다'며 학교 다닐 적에 선생님으로부터 체벌 끝에 학교를 전학한 이야기를 늘어놓고는 급기야 상스러운 욕설까지 섞어가며 선생님 을 모욕하기도 하였다.
사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경험으로 선생님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가장관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있겠는가? 다만 아쉬운 점은 남들은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며 지냈을 학교생활을 온통 선생님에 대한 적개심으로 가득 채워 성장한 그가 이 나라의 장관자리에까지 오른 것은, 결국 분열과 대립각을 세우는 이즈음의 사회분위기와 코드가 맞아서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요즘 이 나라를 호령하는 분들 중에서 학창시절 선생님의 그리운 얼굴을 가슴에 품고 지내는 분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분들이 우리사회의 대립과 반목을 더욱 조장하지 않을까? 그것이두려운 것이다.
김재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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