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방자치-시의원 재선거 '총선 전초전'

한나라당 후보와 친 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맞붙은 대구 수성구 제4선거구 시의원 재선거가 내년 총선 판도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지역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시의원 재선거는 내년 총선에서 지역의 한나라당 영향력 지속여부를 재 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재선거의 특성상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경륜을 앞세운 한나라당 후보와 패기의 무소속 후보가 맞붙었다는 점은 내년 총선 구도를 미리 짚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윤병준 후보와 무소속 정기조 후보는 나이면에서도 각각 58세와 42세로 대비되고 있으며 윤 후보가 수의사회 회장, 수성을 지구당 부위원장 등 굵직굵직한 경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반면 대구시 공무원 출신의 정 후보는 경력면에서 상대적으로 일천한 점을 참신성으로 커버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때문에 한나라당 입장에서 당 소속 후보가 무난히 당선된다면 문제는 없지만 만약 무소속 후보에게 패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당장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의 위상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현역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경력면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역의원들의 자리마저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당내 소장파들이 거세게 도전할 경우 현역의원들은 곧바로 세대교체와 물갈이 여론에 휘말릴 공산이 커지게 된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 기울이는 한나라당의 노력은 전례가 없을 정도다.

광역의원 한명을 뽑는 선거에 당 대표까지 나서고 대구시내 전 지구당이 동원됐다.

오는 24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대구시지부 후원회 참석차 대구를 방문해 수성구 선거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다.

또 대구시내 11개 지구당에는 수성구 연고자를 찾아 윤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협조요청이 내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 입장에서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 시의원 재선거에 당 전체가 나서는 것처럼 비칠 경우 지역민의 반감을 살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그렇지만 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한나라당과 친한나라당 성향 무소속 세력의 대리전 양상이 벌어지면서 상황은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에 맞서는 지역의 여타정당과 내년 총선 무소속 출마자들이 대거 무소속의 정 후보를 지원하는 모양새가 갖춰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지역정서'를 수성하기 위해서는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전력투구하지 않을 방도가 없다.

일반의 눈길에서 멀어져 있던 대구시내 한 곳의 시의원 재선거가 요즘 지역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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