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규 한국의류판매협회 회장〈사진〉은 지역 출신이지만 국내 제일의 '동대문 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여년을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 보내며 90년대 시장번영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동대문과 영욕의 세월을 함께 했다.
중국 저가 제품과 시장내 난개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는 하지만 박 회장이 전하는 동대문은 아시아, 아니 세계 최고의 '패션시장'이다.
동대문은 '크다'. 무려 3만 8천여개의 각종 패션가게들은 전국 모든 시장을 압도한다.
원단가게만 5천여개로 대구 서문시장 380개의 15배 가량 되는 엄청난 숫자다.
동대문은 '젊다'. 상인들 대부분이 30, 40대의 대졸 부부이다.
이들은 단순한 소매 점포를 벗어나 하나의 '패션벤처'를 지향한다.
그들은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대기업 생산체제를 철저히 배제한다.
세분화, 전문화 전략을 채택해 '아동복' 하나만 하더라도 폴리에스테르, 면, 나일론, 교직 등으로 소재를 달리하고 여기에 또 상의, 하의 등으로 나눠 특화한다.
이렇게 세분화 된 시장내 시장이 무려 100개에 이를 정도.
각 점포들은 적게는 1명, 많게는 50여명의 디자이너를 고용해 해외시장을 분석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패션 제품들을 생산해 낸다.
이것이 바로 대구 서문시장 등 전국 각지의 재래시장 상인들이 새벽같이 동대문을 찾아 물건을 떼가는 이유다.
이곳 점포들은 또 내수 비중을 차츰 줄여 일본, 중국, 동남아 지역 수출 비중을 4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박근규 회장은 지역 섬유지금까지의 수동적 자세를 탈피해 동대문 시장 상인들과 유기적 협조체제를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했다.
동대문시장 원단은 이곳 '패션벤처'들이 대구의 각 생산공장에 원단이다.
대구 직물업체들이 동대문 상인들을 대구로 끌어들일 경우 지금보다 10배 이상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대문시장 상인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동대문 패션벤처들을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패션벤처에 대한 대구시의 특례지원이 불가피하다"고 못박는다.
박 회장은 중앙정부의 국비지원에 목매달 것이 아니라 섬유패션산업이 대구를 새롭게 먹여살릴 업종이라는데 인식을 분명히 하고, 대구시의 특별지원이 필요하다고 재삼 강조했다.
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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