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탈(脫)한국' 러시는 이미 보편화된 현상이지만 이들 해외진출 기업들이 현지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속속 철수하고 있어 심각한 국부(國富) 유출이 우려된다.
이같은 'U턴'현상은 '싼 임금'이라는 신기루만 보고 후진국에 뛰어들었다가 생산 시설조차 건지지 못하고 빈 손으로 귀국해야하는 전형적인 해외투자 실패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국내 기업환경이 얼마나 엉망이었으면 이들이 밖으로 내몰려 이 지경까지 되었겠는가. 내부 반성이 시급한 시점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해외로 생산설비를 옮긴 기업체 수가 모두 4천1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심각한 생산시설 공동화(空洞化) 현상이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줄어들기는커녕 매년 30%씩 늘어나고 있다니 이대로라면 멀지않아 생산시설 '진공 상태'가 될 것이 뻔하다.
이들이 왜 한국을 떠나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높은 임금, 잦은 파업, 각종 규제 등이 원인이다.
그런데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 중 21.1%는 투자 실패로 이미 사업을 철수했으며, 13.7%는 곧 철수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나 전체의 35%가 현지 적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철수 이유는 사전조사 미흡, 투자업종 선정 실패, 중국 내수부진 등이었다니 업계의 무턱댄 투자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다.
우리는 90년대초 중국과의 국교 수교이후 지역 섬유업체의 대 중국진출 붐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진출 업체 중 성공한 기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임금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중국 투자가 성공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경험한 것이다.
그런데도 외환위기 이후에도 똑같은 실패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중국 진출 기업의 대규모 철수는 곧 정부의 해외 투자 정책의 실패를 의미한다.
세계화 시대에 진출 기업의 35%가 철수한다는 것은 곧 상대국에 대한 정보 부재와 분석 미비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런 해외 '인프라'로 다가올 자유무역협정(FTA)의 봇물을 어떻게 감당할지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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