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자금 '칼날', 결국 '昌' 에게로

'최돈웅 의원이 받은 SK 돈을 누가 썼을까' .

100억원에 대한 용처를 두고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점점 이회창 전 총재의 연루여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당 일각에선 "사실여부가 어떻든 대승적 차원에서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게다가 검찰이 SK 돈을 받는 과정에 지난 대선 당시 당 지도부 인사들이 '개입'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져 수사방향이 결국 이 전 총재를 겨냥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이 전 총재측으로선 당시 지도부를 맡았던 서청원 전 대표나 김영일 전 사무총장의 '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보호막이 돼 주길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김 전 총장은 "사무총장이었다고 해서 (돈의 흐름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며 "검찰이 달려든 사건에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이 전 총재측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그는 또 "최종 단계에서 당 공식적으로 자금을 집행한 사항에 대해서는 나중에 할 말이 있겠지만 검찰이 나에게 물어볼 내용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내가 한 참뒤에 안 일도 있다"고 말해 100억원이 중앙당의 공식 라인을 거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서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조금만 더 있으면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 자신의 '결백'에 무게를 실었다. 서 전 대표의 측근도 "당시 선대위원장으로 전국을 돌아다녔는데 돈 문제에 개입할 처지가 아니었을 것"이라며 발을 빼는 형국.

반면, 이 전 총재는 지금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진 않고 있다. 지난 20일 귀국한 뒤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택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지인들이나 과거 특보들이 찾아오는 것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후문. "사람들이 몰리면 괜히 대책회의라도 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22일 홍사덕 총무가, 23일 신경식 의원이 옥인동을 찾았다. 당과 이 전 총재측이 이번 사태를 두고 서로 교감을 나누는 자리였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신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대선기획단장을 맡았었다.

이 전 총재와의 회동에 대해 홍 총무는 24일 "이 전 총재가 '오랫동안 가까이 알고 지내던 사람인데 자금을 유용했다거나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돈과 관련해 그렇게 조심하라고 했는데 전혀 모르는 일이 터져 놀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 총무는 또 "100억원이 당으로 유입됐다는 것은 증거가 없어 얘기하지 못했고 다만 증거가 있는 정확한 것들만 그대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사진: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우리당(통합신당) 김근태 원내대표와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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