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마음 깊은 곳의 상처

사람은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아픈 자리가 있다.

그 상처는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다가도 조금만 힘든 일이 생기거나 또는 주위 사람들에게 그렇게 화낼 일도 아닌 상황 등에서 과민 반응으로 나타날 때가 있다.

마음 깊은 곳의 분노, 미움, 실망, 두려움과 부정적인 감정들이 치유되거나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달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술과 담배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술이 아픈 생각을 잠시 잊게 해주고 고통을 달래주는 좋은 친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술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알코올 중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음주운전에 따른 사망자 증가, 가정파탄과 자녀들의 정서적 공황상태, 가정폭력 등 가정적, 국가적으로 많은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필자가 1년전부터 모 종합병원에서 집단상담을 하면서 절감하게 된 사실은 알코올에 대한 접근 금지 형태로서의 병원 입원은 우선 가시적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퇴원했을 때 사회지원 차원에서의 서비스체제가 태부족하다는 점이다.

많은 알코올 중독자들이 입·퇴원을 수없이 반복하며, 심지어 100번 이상을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는 말을 병원관계자로부터 들은 적도 있다.

이들을 위한 진정한 관리는 술로부터의 단절된 생활에서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의 활성화와 더불어 중독자 자신의 자유 의지적 선택과 사회적응 훈련기간이 병행되는 것이 매우 절실하다고 본다.

다수의 중독자들은 보호자가 퇴원시키지 않을 경우 1년이든 2년이든 나올 수 없는 상태이다.

현 복지정책에는 한 병원에서 6개월 이상 장기 입원이 불가함에도 불구, 한 곳에서 2년이 넘은 이들도 있다.

알코올 중독은 성격장애(인격장애)를 동반하여 이중진단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많으며, 자녀세대로 대물림 되는 경우가 4배 이상으로 많다고 한다.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에 대해서는 습관성 음주자를 넘어 질병을 가진 환자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이들에 대한 의료보험 혜택을 15일 밖에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 기간동안 24시간 의사가 동행하여 1~2주안에 관찰한 뒤 재활시스템을 통한 철저한 관리로 복지 혜택을 주는 이른바 바우처 시스템(Voucher system)을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정책도 많은 발전을 거듭해 오면서 여러가지 혜택들을 주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현장상담을 병행하면서 신체적 질병 뿐 아니라 예방적 차원에서 정서적·심리적인 측면까지도 폭넓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명옥(칠곡여성종합상담센터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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