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하는 오후

아기가 밟고 간 자리

맨발의 빗물이 고여

목마를 참새 콕콕거리다

집으로 가고

목화송이 바람 손잡고

날아온 꽃씨 하나

별같은 고추 꽃들의 두런거림

아기 잠속에 들린다.

김종현 '빗물 고인 자리' 부분

올해는 정말 비가 많이 내렸다.

자연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고통을 받는 당사자는 일반 서민들이다.

부유한 사람들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 피해가 더 크게 덮친다.

하늘의 공평하지 않음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다.

아니, 그게 오히려 공평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어린아이가 자라는 것을 보면 참 재미있고 신통하다는 생각이다.

비가 오는 맨 땅을 아이가 맨발로 아장아장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하면 얼마나 즐거운가? 이 아이들에게 즐거운 미래를 줄 수 있다면….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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