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병'부르는 최신 패션들

'꽉 낀 청바지, 헐렁한 신발이 당신의 건강을 해칠지 모른다'.

10대와 20대는 물론 멋내기 좋아하는 30~40대 아줌마들까지 즐기는 최신 패션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의사들은 몸에 꽉끼는 진(데님)바지나 골반바지는 항문 주변 습진이나 접촉성 피부염은 물론 허벅지 주변이 저리는 통증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바지는 넓적다리 바깥쪽 감각을 지배하는 외측대퇴 피부신경을 눌러 '대퇴신경지각이상증'이란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

특히 바지 속에 기능성 거들을 입거나, 살이 쪘는데도 무리하게 이같은 바지를 입는 여성들의 경우 발병 가능성이 더 높다.

박기영 계명대 동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골반을 지나는 외측대퇴 피부신경은 피부 바로 밑에 있기 때문에 꽉 끼는 바지는 이 신경을 자극하기 쉽다"며 "국내에서 이런 이유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흔치 않으나 서구에는 이런 환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남성이 몸에 꼭 맞는 바지를 입으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정자 생산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고환의 적정 온도는 체온보다 보통 2.2℃ 낮아야 하는데 통풍이 잘 되지 않는 꼭 끼는 바지가 온도를 높여 이런 문제를 낳게 된다.

힙합 패션의 대명사인 '항공모함' 같은 큰 신발은 어떨까.

헐렁한 신발을 신으면 걸을 때마다 발이 앞으로 미끄러지면서 신발 안 봉합선과 마찰을 일으켜 티눈과 굳은살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김학수 하나연합정형외과 원장은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은 굳은살과 티눈은 물론 걸을 때 힘이 많이 들어 무릎과 장딴지에 통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이유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영국 '왕립 사고방지협의회'는 매년 3천명 이상이 몸에 꼭 맞는 진 바지를 급히 입으려다가 균형을 잃고 넘어져 다치는 등 연간 50만명 이상의 영국인들이 옷차림과 관련해 사고를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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