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사 영입에 의한 경영한계를 느꼈습니다" "공무원 출신 직원들과의 조화가 그렇게 어려운지…" "이 모든 것이 우리 잘못입니다".
최근 노조와의 갈등을 빚었던 대구환경시설공단 이사장의 사직서가 전격 수리된 뒤 대구시의 간부들이 털어놓은 뒤늦은 후회와 감독 소홀에 대한 한탄의 소리다.
조해녕 시장은 물론 조기현 행정부시장과 김범일 정무부시장, 현재 공석중인 이사장 자리를 겸임.대행하며 공단과 시를 오가는 겹감투(?)를 쓴 이종진 환경녹지국장은 기자와 만나 한숨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2000년 공개채용을 통해 이사장으로 임용된 지역의 한 대학교수가 올 7월 재임용된 뒤 회사경영을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으로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곧바로 이를 수리한 시가 공단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발견한 것.
외부영입 인사에 의한 공단운영 개선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평가된 데다 공무원 출신 직원들과의 갈등 등 '현실적인 벽과 한계'와 같은 적잖은 문제점이 있었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천억원의 시 재산을 갖고 있고 매년 수백 억원을 지원하는 공단의 운영에 대해 시가 그동안 감독에 너무 소홀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시는 최근 공단의 인사정책을 완전히 바꿨다.
종전과 달리 이사장은 공개채용 대신 공무원 출신을 추천해 시장이 임명토록 하고, 퇴직 공무원이 맡았던 전무이사는 공개채용을 통해 12월 임용키로 했다.
이같은 인사정책의 변화에 대해 간부들은 "전임 이사장의 영향"이라면서 "공무원 출신이 그래도 책임감있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시는 그동안의 감독소홀이 또다른 직무유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명할 만한 말을 찾지 못하는 듯했다.
이 국장은 "공단이 그런 상황에 이른 줄 미처 몰랐다"면서 "우리 잘못"이라 자책했다.
인사정책의 변경과 뒤늦은 자책, 한탄으로 그냥 넘어가기엔 너무 '엉성한' 현 대구시정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사회1부.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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