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학교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 아파트 당첨을 위한 위장전입, 선거를 위한 위장전입 등 위장전입이 판치고 있는 세상이다.
위장전입이 유행병처럼 사회 곳곳에서 '러시'를 이루고 있다.
대구지방국세청이 아파트 청약, 당첨자 가운데 위장전입자 색출에 나선 가운데 수성구청이 대구의 8학군으로 불리는 수성구지역내 특정고교 진학을 목적으로 위장전입한 학생들을 가려내기 위해 2004년도 일반계 고교 배정 예상자 중 지난해 11월 이후 전입한 1천555명을 대상으로 실거주 확인조사를 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위장전입자 단속 소식이 세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대구지방국세청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1순위 청약통장을 매집, 대구로 위장전입한 뒤 수성구의 모 아파트에 청약, 당첨된 위장전입자 13명의 분양권을 취소한 것이 바로 엊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우리 사회에서는 위장전입 관련 사건들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명문학군으로의 위장전입자 색출과 그에 따른 학교배정 취소사태가 생겨나고, 국회 인사청문회 때 고위공직자들이 부동산투기와 자녀취학을 위한 위장전입 의혹으로 임명동의가 거부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 정국(政局)을 뜨겁게 달궜던 것도 바로 위장전입 문제. 7월 장상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부결된데 이어 8월에는 장대환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가 거부됐다.
각각 위장전입을 통한 부동산 투기와 자녀의 8학군 위장전입 의혹관련 문제에 대해 제대로 해명을 못한 것이 주요 이유였다.
당시 장대환 총리 지명자는 국회의원들이 자녀들의 강남학군 위장전입을 따지자 "맹모삼천(孟母三遷)의 정신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부도덕함을 합리화하기 위해 졸지에 맹모를 위장전입자로 만들었다.
맹자의 고향인 중국 산동성 추현(鄒縣)에서는 맹자를 모신 맹묘맹부(孟廟孟府)를 볼 수 있다.
맹모가 집을 옮겼던 현장에 세워져 있던 맹모삼천비(碑)를 옮겨놓은 것에는 맨처음 무덤가에서 시장으로, 다시 서당 가까이로 세차례 집을 옮겼던 고사를 기리고 있다.
맹자가 공부를 그만두고 돌아왔을 때 맹모가 짜고 있던 베를 칼로 잘라보이며 공부의 중단을 경계했던 '맹모단기(孟母斷機)' 고사와 함께 고금의 교육이념으로 잘 알려진 고사다.
이처럼 맹모는 주소 따로, 거주 따로가 아닌 실제로 집을 옮겼다.
또 환경이 자녀의 자질을 해칠까 싶어 더 좋은 교육환경을 찾아 생활근거지까지 몽땅 옮겨갔다.
그러나 요즘의 위장전입은 주소는 가되 거주지는 그대로인 허위 전출입, 그 자체라는 것. 자녀의 소질계발과 좋은 성장여건 마련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선망학군 진학을 위해 주소지만 옮기고 있는 것이다
정녕 요즘의 '맹모삼천'은 학원비와 집값이 비싼 명문학군으로 옮겨가는 것인지 답해줄 진정한 맹모(?)는 없는지.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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