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국제공항으로 승격한 대구공항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고속철 개통에 따른 국내선 수요 감축으로 향후 사실상 국제 공항으로의 기능만 남게 됐으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시와 경제계, 그리고 공항공단과 관광협회 등은 대구 공항을 국제 노선을 맡을 허브 공항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을 모으고 있다.
도약과 위기, 선택의 기로에 선 대구공항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를 살펴본다.
▨ 위기의 대구공항
대구시 교통국 자료에 따르면 내년 4월 경부 고속철이 개통되면 서울~대구 간 항공수요의 65%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철이 1시간 40분 만에 서울~대구 구간을 주파함에 따라 비행시간과 도심~공항 이동시간 등을 포함, 2시간 30분 가량이 소요되는 항공편은 매력을 잃어버리는 탓이다.
또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고속철 요금이 항공요금의 65%수준인 3만6천500원으로 책정될 예정으로 있어 항공수요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재 항공업계에서는 하루 왕복 18회인 대구~김포간 노선의 운항횟수를 6회 이하로 줄이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따라서 대구공항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국제화'로 방향을 잡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인접한 김해공항과의 치열한 '물밑경쟁'으로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두 공항의 국제선 항공 수요가 상당 부분 겹쳐 어느 한쪽이 국제노선을 점유할 경우 다른 공항은 기능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노선 취항편수가 17편인 김해공항에 비해 대구공항은 6편에 불과한 데다 김해공항이 국제선 청사 증축작업을 진행, 2005년 완공을 앞두고 있어 대구공항은 현재로서는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다.
여기에다 대구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짧아 중형기 취항이 어렵고 군사공항을 겸하고 있어 운항 시간 제한이라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 국제화 노선 특성화만이 살 길
지난 6일 대구시와 공항공사를 비롯한 경제계와 항공사, 관광협회 등 9개 기관대표들은 '대구국제공항 활성화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대구공항의 국제선 증편을 위해 공동 보조를 맞추기로 합의했다.
대구공항의 기능 상실을 피하기 위해서는 국제 노선 확충만이 살 길이라는데 의견을 모은 것이다.
대한항공 최재화 차장은 "공항 여건이나 김해 공항과의 경쟁을 고려했을 때 대구공항은 공항으로 특성화해 동남아와 중국겴瞿뼈?공략하는 미니허브(mini hurb)로 키우는 전략적인 노선 특성화가 필요하다"며 "주 5일제 실시 등으로 단거리 수요가 늘어 중국이나 동남아, 일본 등지는 승산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항공업계에서는 이미 국내선 항공편의 수요 감소에 대비, 국제선 확충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달 3일부터 매주 대구~중국 칭따오 노선을 신설하며, 8일부터는 매주 월대구~광저우 노선에 정기성 전세기를 취항할 예정이다.
또한 동절기 승객이 감소하는 북경노선을 내년 3월까지 일시적으로 폐지하는 대신에 내년 1월부터 2월 중순까지 한달 가량 한시적으로 대구와 일본 나가사키 주 3회 왕복하는 전세기를 운항하며 대만 타이베이에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전세기를 취항할 계획이다.
아시아나도 국제선 증편을 적극 검토, 대구~마닐라 노선과 일본 후쿠오카 노선의 증설을 추진 중에 있다.
이렇게 되면 대구공항에 취항하는 국제노선은 현재 중국의 상하이 필리핀 마닐라, 태국 방콕 등 4개 노선에서 내년 초면 9개 노선으로 대폭 확충될 전망이다.
▨ 대구공항의 개선과제
대구공항이 국제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공항 이용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중 교통수단을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구공항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노선이 칠곡과 범물 방면 5개 노선뿐인 데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아양교역은 공항으로부터 1.5km 가량 떨어져 있다.
더구나 택시 기사들이 공항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탓에 단거리 운행을 기피하고 있어 많은 공항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공항관계자는 "대구공항과 지하철 아양교역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자는 제안이 있지만 운영비 확보가 어려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공항 리무진버스도 부족해 경북지역 공항 이용객들의 유치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구미 리무진 외에는 노선이 없어 경북 지역 이용객들은 철도나 고속버스 편으로 대구에 도착, 다시 대구공항을 찾아야 하는 형편이다.
그나마 구미 리무진 마저도 시내사업자들과의 마찰로 공항이용객이 공단지역을 많이 경유할 수 없어 계속적인 승객감소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공항 입국 때 직원들?고압적인 태도와 불친절함도 개선점으로 손꼽힌다.
국내 다른 공항에 비해 중국인과 조선족에 대해서만 유독 입국심사가 까다롭고, 심지어 남자직원이 여자승객의 짐을 검색하는 일도 잦아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경제인들은 불필요한 마찰을 없애기 위해 중국인 바이어와 입국시에는 아예 인천공항이나 김해공항으로 우회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며 불만을 토하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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