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공연들을 제작하다보면 간혹 뭉치표를 구매해 가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이 있다.
의아하게 생각한 나머지 주요고객 리스트에 기록하고 관찰을 시작했더니 좋은 공연 때마다 여지없이 표를 구매하는 그룹이 있었다.
그 그룹은 바로 국내 일류기업이나 모임에서 우수고객 선물용으로 구입하거나 모임의 행사일환으로 공연을 보는 모양이었다.
이들 그룹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기업은 한마디로 잘나가는 회사였고 모임은 나름대로 사회 지도층들이 모이는 사교모임이었다.
문화의 수준과 관객의 수준, 잘나가는 기업에 평범하지 않은 마인드를 가진 오너가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현실이다.
돈이 있는 기업으로서가 아니라 먼저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기 때문에 고객들은 그 기업에 관심을 가져주고 키워준 것이라 판단된다.
지역의 기업들을 보면 지난 10년간 공연을 제작하면서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아보거나 표를 사 간 기업은 거의 없었다.
이는 대구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그 원인이 있지만 기업주의 문화적 마인드가 아직도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1세기 들어서 수도권에서는 문화상품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기업의 접대문화도 급속히 바뀌고 있다.
접대하면 으레 향응.식사 제공이나 사은품 증정이 고작이었으나 요즈음은 볼 만한 공연티켓을 골라 선사하는 쪽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몇년 전 홍보차 엑스코를 방문해 기업인들에게 "외국바이어들을 위한 접대를 공연으로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봤지만 반응은 신통찮았다.
과연 외국의 바이어들도 음주가무 향응을 즐길까? 문화적 환경이 다른 그들에게 우리 방법과 수준이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을까?
이제부턴 비용 적게 들이고 고객에게 몇 배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건전한 접대, 그것을 문화에서 찾아보기를 소망한다.
기업이 문화예술 상품을 접대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의 지적 수준과 문화적 이미지를 고객에게 심고 문화계는 공연을 양적.질적으로 살찌울 스폰서를 얻는 셈이어서, 삶의 수준을 높이는 협력자적인 역할을 하는 보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김종원 문화사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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