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프로축구단 대구FC가 16일 출범 첫 해 농사를 마감했다.
지난해 9월부터 빠듯한 창단 작업을 거쳐 올 시즌 신생팀으로 K-리그에 뛰어든 대구FC는 11위를 차지, 신생팀으로 꼴찌를 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승부사' 박종환 감독에게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는 실망스런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축구팬 등 지역민들의 호응과 프런트의 구단 운영에 대한 평가도 '절반의 성공', '잘못된 출발' 등으로 엇갈리고 있다.
△대구FC 원점에서 다시 보자 △박종환 감독의 명암 △구단의 마케팅 전략 △새로운 선수단 구성 등을 주제로 4차례 대구FC의 현황을 짚어보고 발전책을 제시한다.
1.원점에서 다시 보자
대구FC가 '시민구단'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첫 해 아쉽게도 국내 프로축구계는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대구FC의 창단을 준비하던 때와는 프로축구를 바라보는 분위기가 너무나 판이하다.
1983년 프로축구 원년 멤버인 '명가' 부천 SK는 올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매각을 선언했다.
'제철가'의 포항 스틸러스와 전남 드래곤즈 가운데 한 팀이 해체될 것이란 소문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시민구단의 원조라고 자부하는 대전 시티즌은 시민구단의 한계를 절감하고 구단의 주인이 되어 줄 대기업을 애타게 찾고 있다.
사실 국내 프로축구는 출범한지 21년이 지났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반짝 인기를 누렸지만 '기업 홍보 중심'의 성적내기에 급급한 구단 운영과 프로축구연맹의 비전 부재로 열기가 금세 식는 악순환을 거듭해온 것이다.
이 시점에서 대구FC를 들여다보고 구단의 미래를 점쳐보자. 대구FC는 시민이 참여하는 구단 운영, 자립기반 구축(흑자운영) 등 '새로운 축구문화 창조'를 내세우며 창단됐다.
4만여명의 시민들이 주주로 참여, 183억원(후원금 20억원 포함)의 자본금을 모금한 것과 서포터스의 적극적인 활동 등을 감안하면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자본금은 당초 계획(300억원 모금)했던 것보다 117억원이 부족하고 창단과 올해 운영비로 이미 100억원을 사용해 남은 자본금은 80억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구단이 내년 운영비로 80억원을 책정해 놓고 있어 자본금은 내년 이후 완전 잠식상태에 빠진다
따라서 대구FC는 내년 이후 존폐의 위기를 맞을 전망이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자구책을 마련할 능력이 없는 구단 실정상 대구FC의 창단 주체인 대구시와 구단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대구상공회의소가 책임을 지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받고 있다.
선결 과제는 부족한 자본금 117억원을 확보하는데 있다.
먼저 지역 경제인들로 구성된 발기인들은 이미 낸 설립자본금(53억5천만원)과 같은 액수를 한차례 더 내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후 시민주 공모 또는 후원금 모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대기업을 지배 주주로 영입, 안정적으로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이는 축구단 창단 취지와는 거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구FC가 생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부에서는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축구단을 해체하자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올 시즌 내내 유니버시아드대회 등에 밀려 대구FC가 찬밥신세가 되지 않았느냐. 우리의 소득 수준으로는 유럽과 같은 축구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상위권 성적을 내려면 년간 150억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70~80억원 밖에 사용할 수 없는 구단 형편상 꼴찌밖에 할 수 없는데 들러리가 되는 팀을 둘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팀 매각을 발표하면서 부천 SK 관계자가 내뱉은 이 말은 대구FC의 미래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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