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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노인 '사각지대'...수용시설 1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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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노인'이 늘고 있으나 정작 이들이 갈 곳은 없다

노인 복지시설이나 쉼터는 가출 노인을 받아들이지 않는데다 이들 중 상당수는 치매나 지체장애 등 심각한 질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기초적인 의료 혜택조차 받지 못해 사실상 '가출 노인'이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것.

지난 8일 대구 달서구 성당동 달서구복지회관 앞에서 8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노인은 치매 증상이 악화돼 며느리의 구박으로 가출한 것만 기억할 뿐 가족 연락처를 몰라 부랑자 수용 시설인 대구시립희망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3일 밤 동구 신암동 동대구 초교 앞에서 버려진 채 발견된 김모(70)할머니도 112순찰차가 출동, 인적사항을 조사했지만 주소나 전화번호 등은 전혀 기억하지 못해 시립희망원에 수용돼 있다.

대구 지역에서 가출 노인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은 시립희망원 1곳뿐이며 현재 이곳에 머물고 있는 노인은 228명으로 지난해보다 15% 정도 늘었다.

문제는 수용 노인 중 90% 이상이 치매나 청각.시각장애 등 중증의 질환을 앓고 있지만 시립희망원은 임시수용 시설로 치료시설이나 노인들에게 맞는 적절한 복지시스템을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시립희망원 관계자는 "대구의 노인 요양시설이 13곳이나 되지만 대부분이 신원확인이 가능한 기초생활수급자로 입소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며 "질병을 앓는 가출 노인들은 절대적인 안정과 치료가 필요하지만 희망원에서 적절한 치료나 대책을 세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숙식만 제공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지역내 5개 '노숙자 쉼터'도 원칙적으로 재활의지가 있는 젊은층만을 받아들이고 있어 가출 노인들이 들어가기는 불가능하다.

조재경 사회복지사는 "동사무소나 복지관 등을 찾아와 가출하려는 마음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이들은 젊은 노숙자들에 비해 사회적 관심도가 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가출 노인 관리 시스템 구축을 시급히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지자체별로 가출 노인들을 수용하는 사회복지시설을 한두 곳씩 지정해 건강 검진 등 기본적인 사항을 체크해주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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