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봉덕동에서 자신의 이름을 상호로 내걸고 건강원을 운영하는 서무수(50)씨. 그는 묵묵히 제 길만 가면 창업 성공은 물론, 구멍가게가 기업이 될 수 있는 길도 있다고 했다.
1988년 8평짜리 '동네 규모' 건강원을 개업했던 그는 프랜차이즈 체인점만 24개나 내준 '건강원 기업'으로 가게를 키웠다.
혼자서 시작했던 서씨의 건강원은 직원만 4명으로 분 것은 물론, 1999년엔 현재 자리로 확장했고 지금은 월 3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대구에만 건강원이 1천500여곳.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서씨의 건강원은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서울과 제주, 광주, 순천에까지 체인점을 개설, 오히려 발을 넓히고 있다.
구멍가게로 출발, '브랜드' 이미지까지 생긴 것이다.
서씨는 개업전엔 건강원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했다.
단지 민간요법에 관심이 있었을 뿐.
고교를 졸업한 뒤 어묵도매상을 하다 실패, 가게문을 열었을 당시엔 택시기사 일을 통해 겨우 생활을 꾸려가고 있었다.
"가진 돈 300만원을 털어 가게를 열었죠. 개업당시만 해도 마케팅이란 개념이 없었어요. 그냥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것 뿐이죠. 손님이 올 리 없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당시에만 해도 건강원의 인기 품목이었던 뱀, 오소리, 너구리 등을 취급 안했어요. '간이 작아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것을 팔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문 열어놓고 하늘만 쳐다보는 날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는 동물을 취급하지 않은 탓에 색다른 상품을 생각해야했다.
고민끝에 개발한 것이 포도젠엑스.
"과채류를 팔아야겠다고 결심했죠. 과채류는 검증된 효능을 갖고 있거든요. 그리고 혐오감도 덜했고요.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서씨는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을 제공하지 않으면 가게문을 오래 열어둘 수 없다고 했다.
한가지 상품에 성공했다고 해서 안주하거나 쉽게 돈벌 생각만해선 오히려 돈을 잃는다는 것.
"황토속 항아리에 약재를 넣고 저온으로 중탕하는 방법을 개발, 1999년 특허를 얻었습니다.
저온 중탕은 고온보다 3배 이상 시간이 더 걸리지만 고열때보다 영양손실이 적습니다.
빨리 돈 벌려고 빠른 것만 생각하다보면 함정에 빠집니다.
빨리 가려 하지 말고 느리게 가다보면 얻는 것이 적잖습니다".
그는 80%까지 이르는 건강원의 마진율도 줄여야한다고 생각, 재료의 품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마진율을 30, 40%대까지 떨어뜨렸다고 했다.
"주력상품인 과채류 진액 재료를 직접 계약한 농장에서 가져옵니다.
백년초 열매는 제주도에서 공수해옵니다.
섞어서 즙을 내면 어느 곳에서 가져왔는지 알 수 없지만 좋은 재료를 써야합니다
이것이 깨지면 1, 2년은 장사를 더 할 지 모르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합니다.
고객이 모르는 것 같지만 다 알게됩니다".
그는 친근한 건강원, 예쁜 건강 식품을 영업 수칙으로 삼고 있다.
다양한 제품을 개발, 노년층의 선호 장소로만 취급되는 건강원을 탈바꿈하는 것. 요즘은 산뜻한 색깔의 각종 과일 주스를 만들어내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2001년엔 벤처기업으로까지 지정됐다.
"건강원은 관심 있는 비전문가가 창업해도 무방합니다.
스스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 제품을 개발할 수 있거든요. 불황에도 강합니다.
지난 외환위기 때는 오히려 매출이 늘었어요. 남자들이 힘이 들면 아내가 건강식품 구입을 더 늘리거든요"
서씨는 돈을 쫓아다니지 않아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053)474-8833.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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