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꿔진 잔디구장이 있으면 뭐합니까, 그림의 떡인데...".
대구 수성구청이 지난해 3월 월드컵에 대비, 주민들이 즐겨 이용하던 구민운동장을 잔디구장으로 교체한 뒤 관리를 이유로 예약자에 대해서만 운동장을 유료로 개방하면서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재 일주일에 2, 3일 정도만 개방되는 구민운동장내 잔디구장은 평일 14만원, 주말 17만원의 사용료를 받지만 이마저도 12월부터 2월까지는 겨울철 잔디의 보호를 위해 개방이 전면 금지된다.
때문에 아침이나 퇴근시간 이후 조깅이나 배드민턴 등을 즐기기 위해 구장을 찾은 인근 주민들은 넓은 구장을 눈앞에 둔채 좁은 트랙만을 이용하고 있고 평소 이곳에서 축구를 즐기던 동호회 모임이나 청소년들은 아예 이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건희(14.수성구 범어동)군은 "잔디구장 위에 발이라도 들여 놓으면 관리인이 호루라기를 불며 쫓아내 운동장 바로 옆의 주차장에서 주차된 차량 사이로 축구를 하는 형편"이라며 "흙바닥이라도 좋으니 공간을 개방해 주면 좋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잔디구장 보호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수성구청 여자축구단원으로 활동중인 정수욱(49.범어동)씨는 "구장을 맘껏 이용할 수 없어 맨 땅에서 연습하는 날이 더 많지만 잔디구장 보호를 위해서는 할 수 없다"며 "넓게 펼쳐진 잔디구장을 보고 풀내음을 맡는 것만으로 흡족해 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했다.
한편 수성구청은 현재 개정중인 시 조례에 맞춰 내년 초부터는 운동장 대여비를 주중 35만원, 주말 45만원으로 인상할 방침으로 있어 주민들의 운동장 이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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