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외받는 기분...성적 '쑥쑥'

"과외를 받는 것 같이 공부를 하니까 정말 좋아요".

지난해 5월부터 거창YMCA가 과외 등을 받을 여건이 안되는 소외계층이나 면지역 거주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송아리 학교를 열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송아리 학교는 자원봉사를 지원한 지역의 현직 중.고등학교 교사 12명이 영.수.국.사회 등 4과목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6시30분부터 두시간 동안 번갈아 가면 수업을 하는 것. 또 송아리 학교의 금요일 수업에서는 한주 동안 공부한 것에 대해 선생님의 지도 아래 친구들과 학습토론도 하고 개인들의 고민도 털어 놓는 이야기마당 시간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교통 등 환경여건상 방과후 과외 등 보충학습을 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수업을 받는 백금순(15.거창여중 2년)양은 "시험성적이 오르면 파티도 열고, 선생님이 선물도 전해줘 분위기가 정말 좋다"며 "졸업할때까지 계속 다닐 생각"이라고 했다.

김영애(15.혜성여중 2년)양은 "집에서는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잘 되지 않는데 송아리에선 마음놓고 공부 할 수 있고,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대화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또 박진(14.샛별중 2년)군도 "친구끼리 허물없이 서로 물을 수 있어 분위기가 좋다"며 "인원이 적어 꼭 과외를 받는 것 같다"고 했다.

송아리학교의 자원봉사자인 이선희(31.샛별중) 교사는 "대부분 소외계층의 학생들이라 학교에서는 마음을 잘 열지 않아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쉽게 마음을 여는 것을 보고 이 일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간혹 학교일 때문에 송아리 수업을 할 수 없을 때는 마음이 아플 정도라고 했다.

특히 송아리 학교에서는 학교수업을 마친 송아리 학생들이 면지역 집까지 갔다 올 수 없는 것을 감안해 저녁식사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것. 또 수업이 끝나면 귀가 지도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15명의 학생 모두를 10∼20km가 넘는 거리의 집까지 데려다 주고 있다.

송아리 학교장 박종관(46.거창YMCA 사무총장)씨는 "시내버스가 오후 7시면 전면 운행이 중단되기 때문에 면거주 학생들이 방과 후 도서관이나 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해 이 학교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그러나 "자체예산으로 운영하다 보니 운영금이 턱없이 모자라 학생들에게 참고서 등을 마음놓고 구입해 줄 없어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다.

거창.조기원기자 cho1954@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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