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년만에 방송복귀한 탤런트 신애라(35)

"가급적 코멘트는 많이 안 하려 해요. 청취자들

이 그냥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하고, 음악에 어울리는 사연도 들으면서 쉴 수 있는

시간이 되게 하려고 해요."

탤런트 신애라(35)가 지난 10월 가을개편과 함께 KBS 해피FM(106.1㎒) '신애라

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자정∼새벽 2시) DJ를 맡아 밤늦은 시간 청취자들과 잔잔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00년 2월 MBC 시트콤 '가문의 영광' 출연 이후 약 4년만의 방송 복귀인 셈.

한창 활동하던 90년대에도 적지않은 기간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서 마이크를 잡

았던 경험 덕분인지 비교적 오랜 기간의 공백이 있었는데도 금세 청취자들과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제가 음악 듣는 것을 워낙 좋아해요. 그거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저희

엄마도 한때는 '별이 빛나는 밤에' 작가를 하신 적이 있어요."

여섯 살짜리 아이 키우고 투병중인 어머니 간병도 하면서 방송하느라 많이 힘들

어할 때면 남편 차인표씨가 "넌 DJ로 타고 났다"면서 위로해준다고 고마워 했다.

그래도 청취자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면 많은 세월이 흘렀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

다고 그는 털어놨다.

"옛날에는 청취자들이 팩스나 편지엽서를 보냈잖아요. 필체라든지, 편지지를 보

면 그 사람의 취향도 느껴지고 정성도 많이 들어간 것 같아 참 따뜻하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컴퓨터로 써오니까, 좀 그래요."

스무 살 때와 지금의 인간 신애라가 어떻게 달라졌는가 하고 물은 질문에 그가

내놓은 답변은 편지나 엽서 같은 아날로그에 대한 그의 향수가 어느 정도 이해될 듯

싶다.

"스무 살 때 전 굉장히 자신감이 넘쳐 있었어요. 좋게 말하면 '쿨'한 것이겠지

만 나쁘게 말하면 독불장군식이죠. 예컨대 약속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하고 혹시 누

군가 늦으면 '아니, 왜 늦어'하는 짜증이 나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그게 얼마나 쓸

모없는 것인 줄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그러다 보니까 둥글

둥글해졌어요. '야, 너 성질 다 죽었다'고들 해요."

그러면서도 남편이 좀더 야무졌으면 좋겠다고 말할 땐 예전의 '깐깐함' 은 여전

해 보였다.

"차인표씨는 바깥에서 보는 이미지하고 좀 달라요. 장난꾸러기이고 모질지를 못

해요. 담배도 못 끊고, 독한 면이 없어요. 좀 절제하고 타이트한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기자가 "남편이 요즘 SBS 드라마 '완전한 사랑'에서 김희애 씨와 키스 신을 연

출하는데…' 하고 운을 떼자 그는 "저도 그 드라마 좋아해요. 엄마도 아프고 그러니

까 더욱 공감가는 것 같고요. 그냥 웃는 장면 나와도 눈물이 나요. 드라마 보다가

내가 울겠다 싶으면 남편이 돌아보고 안아주기도 해요. 많이 울고 그러는데 '내 남

편이 희애 언니랑 껴안고 뽀뽀하네' 이런 생각은 안들어요"라며 웃었다.

오히려 애 키우면서 연기하는 게 얼마나 힘들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남편한테

김희애 씨에게 잘 해주라고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라디오 DJ에 이어 본격적인 연기 복귀 계획을 묻자 그는 아직은 때가 안됐다고

말했다.

"하희라 씨, 유호정 씨, 김희애 씨 모두 나오는 것 보면 무척 존경스러워요. 캐

스팅 섭외가 들어오곤 하는데 포기하고 나중에 다른 탤런트가 그 배역 연기하는 걸

보면 '아휴, 안하길 잘했네. 저런 연기를 내가 어떻게 하겠어'하면서 가슴을 쓸어내

려요. 시청자 입장이 돼가는 것 같아요. 아직은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고 있을래요.

"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