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은 헌혈하면 안되나요?".
1일 오후2시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구직업전문학교 보건실에서 장애인 대상으로 처음 이뤄진 헌혈행사〈사진〉에 참여, 헌혈을 마치고 나온 뇌병변 2급장애인 박성태(29.창업과)씨의 도발적인 말이다.
박씨는 "장애인들이 헌혈한다는 이유로 각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이렇게 보도하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편견이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가를 말해 준다"면서 "제가 원해서 벌써 7번째 헌혈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 자체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헌혈을 원했지만 빈혈, 고(저)혈압, 약복용자, 간염 등의 이유로 안타깝게 발길을 돌리는 학생도 많았다.
양쪽에 목발을 짚고 헌혈을 하러 온 선천성 하반신 장애인 오혜림(19.실무작업공과)양은 "장애인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제가 가진 피라도 나눠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면 기꺼이 헌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담당의사는 '헌혈뒤 팔에 힘이 없어 목발을 짚기도 힘들다는 이유'로 헌혈 부적합판정을 내려 오양은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했다.
오후4시 헌혈행사를 끝낸뒤 조사해본 결과, 헌혈 지원자는 50명이었고 헌혈인원은 장애인 15명과 교직원 14명 등 29명이었다.
헌혈성공률은 58%. 이 정도면 일반인 헌혈적합자 판정율 70∼80%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장애인 대상으로 처음 시도된 헌혈행사는 대구직업전문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학교측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대구직업전문학교 최홍식 교학부장은 "'장애인 헌혈'이라는 행사를 통해 '장애인은 베풀지 못한다'는 사회적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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