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양주(洋酒)도 혹시?"...가짜양주 판쳐

술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연말.

그러나 술집에서 값비싼 양주를 주문하는 애주가들은 마음이 찜찜(?)할 것 같다.

대구가 한병에 소매가 3천원 내외인 싸구려 양주와 에틸알코올을 섞어 고급 양주를 만드는 '가짜 양주'의 제조 중심지인 것으로 경찰 수사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대구경찰청이 4일 덮친 경북 성주군의 가짜 양주 공장에서는 이미 포장이 끝난 가짜 양주 800병과 함께 가짜 양주 2천병을 만들수 있는 원료와 가짜 주세완납필증 2만여장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양주 유통을 앞두고 적발됐다며 혐의를 부인하지만 지난 11월부터 공장을 임대했고 혼합기를 한번 돌릴 때마다 가짜 양주 100병이 만들어지는 만큼 이미 상당량이 시중에 공급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게다가 지난 10월 서울경찰청이 가짜양주 유통 혐의로 구속한 이모(30)씨도 대구에서 가짜 양주를 만들어온 것으로 밝혀져 대구.경북이 가짜 양주의 제조 중심지이며 시중에 상당량의 가짜 양주가 공급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가짜 양주를 정품과 유사한 맛과 향이 나도록 하는데는 상당한 비법이 필요한 탓에 제조 기술자가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짜 양주를 만드는데 필요한 병과 납세필증 공급책, 판매책 등이 점조직 형태로 구성돼 있어 타지역에서는 가짜 양주를 쉽사리 만들 수 없다는 것.

한편 주류 업체에서는 술 소비가 많은 연말을 맞아 '가짜 양주' 공급이 늘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ㅈ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짜 양주가 대량 유통된 것은 IMF 이후였는데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다시 가짜 양주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흥업소들은 손님이 줄면 수지를 맞추기 위해 가짜 양주에 대한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 소비되는 양주의 상당량이 폭탄주로 이용되고 있어 술꾼들이 양주 맛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다는 점도 가짜 양주 유통을 부추기는 한가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구별법 이렇게…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면 가짜 양주를 구분할 수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가짜 양주에 사용된 납세필증은 잉크로 만들어져 손으로 비비면 형체가 일그러지지만 정품은 특수 코팅 처리를 해 비벼도 그대로 있다"면서 "최근에는 대부분 회사가 수표 등에 사용되는 홀로그램을 병뚜껑에 부착하고 있어 이를 통해서도 구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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