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신임' 숙제도 매듭짓자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파동이 열흘만에 진정되고 집나간 국회는 되돌아 왔다.

이 열흘의 싸움에서 남은 것은 무엇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거대야당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졌다.

권위도 많이 상했다.

그는 '다윗'이긴 했으나 다윗만큼의 지혜는 없었다.

한나라당은 '상처뿐인 영광'을 얻었다.

승자없는 정쟁, 국민만 적자(赤字)본 장사였다.

한바탕 격전이 끝나고 따르는 건 언제나 선무(宣撫)공작이다.

화병(火病)난 국민을 어떻게 위무할 것인가? 그것은 민생을 챙기고, 먼지 쌓인 정치개혁에 착수하는 것으로 보답해야 한다.

예산과 민생법안을 빌미로 한 임시국회까지 방탄용으로 소일하는 짓거리는 없기 바란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의원들도 깜짝놀란 '찬성 209표'를 "법정신을 무시한 다수당의 횡포"라고 더이상 악담하지 말기 바란다.

그것은 노 대통령이 부린 오기를 재탕하는 것이다.

이제 측근비리 수사는 특검에 넘겨진다.

정치권과 검찰 모두 특검수사가 순탄하도록 협조해야 한다.

그동안의 검찰수사에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켰는지도 특검으로 알게될 터이다.

혹여 청와대가 '코드 맞는 특별검사'를 기대해서도 안될 터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가 만들어 낸 '거부의 거부'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기 바란다.

대통령 앞에 놓인 '12월의 과제'는 엄청나게 많다.

특검을 포함해 재신임 투표문제, 이라크 파병, 내각과 청와대 쇄신, 열린우리당 입당문제, 신행정수도법 등 뜨거운 과제물이 홍수처럼 몰려와 있다.

그러나 대통령 혼자서 뚝딱 해치울 수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특히 '재신임'문제는 당장 부닥쳐있다.

너무 오래, 조순형 대표의 말처럼 질질 끌었다.

열린우리당의 김원기 의장에게 "정치권이 합의해오면 이를 수용하겠다"고 했다는데, 자신이 잘못 꺼내놓고 남보고 주워담으라는 식의 생각은 자기 자존심만 생각한 얘기지 깊은 성찰끝의 말씀이 아니다.

결자(結者)는 누구인가? 바로 노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제안한 4당대표 회동에서 이 문제를 화끈하게 푸는 것이 특검같은 평지풍파를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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