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조업 공동화" 대구산업계획 중간보고

대구시가 3공단, 서대구공단 등 기존공단에 대한 지원시설을 미루다 뒤늦게 재정비에 나설 움직임을 보여 제조업 공동화 우려를 낳고 있다.

시는 최근 '대구산업발전계획'의 용역을 맡은 산업연구원의 중간보고에 따라 2016년 도시기본계획상 주거지로 전환하기로 한 3공단·서대구공단에 대해 각각 공업지역 유지·주거지역 변경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위천산업단지의 장기표류에 따른 용지난으로 기업하나라도 아쉬운 형편인 대구지역의 현실을 외면한 사업추진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3공단의 경우 그동안 외곽지 이전만을 염두에 두고 각종 지원시설은 뒷전인채 방치해오다 이제서야 재정비하겠다는 것. 33만평 규모에 1천여개의 공장이 들어선 3공단엔 자동차부품 등 관련 기계금속업종이 600여개로 가장 많은 편이며 10인이하 소규모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섬유업체들은 대부분 떠나 현재 70여곳이 남아 있다.

박갑상 3공단 관리부장은 "안경종합지원센터 등을 설립해 안경테 산업을 첨단화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이미 관련 업체들이 경쟁력 상실로 어려움에 처해있어 너무 늦은 감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영세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상황에서 별다른 지원시설도 없기때문에 들어올 첨단업체들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경테 제조업체 '투엔티'의 손진영 대표는 "브랜드가 없는 국내 안경업체들의 경쟁력 상실로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업체가 대부분인 가운데 부도 기업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대구공단을 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바꿀 경우 대체용지 부족, 인력수급 불안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경창산업의 손영재 이사는 "대구의 경우 현재 제조업 이외는 마땅히 먹고 살것이 없는 실정으로 협력업체를 포함해 옮겨갈 부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외곽지로 이전할 경우 인력구하기가 가장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73만평에 등록업체 510여곳이 입주해 있는 서대구공단은 염색을 포함 섬유관련 기업이 50%를 차지하고 있지만 불황의 여파로 공장을 그만두려는 업주들이 늘고 있다.

서병태 서대구공단 관리상무이사는 "기업들이 여기에 남아서 사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공장을 팔고 떠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서비스, 창고, 택배, 가구점 등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도시의 미관을 살릴 것인지 아니면 지원시설을 늘려 기업을 살리고 첨단업체도 유치할 것인지 대구시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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