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방학 때면 양로원, 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은 봉사활동 점수를 따러 온 학생들로 북적이게 된다.
봉사활동 거리를 찾지 못한 학생들은 관공서를 기웃 거리다 청소나 서류정리 등을 하며 형식적인 활동에 만족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봉사활동 거리가 없다고 말하지만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은 아직 많다.
사전에 철저히 준비만 한다면 '나눔의 기쁨'을 맛보며 보람된 방학을 보낼 수 있다.
◇사전준비 필요
밀린 숙제를 하듯 시간에 쫓겨 봉사활동에 나선다면 봉사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없다.
오히려 복지시설 등의 실무자들로부터 '귀찮은 존재'로 취급받기 쉽다.
한 복지시설 관계자는 방학 때 봉사활동을 하겠다며 들이닥치는 학생들을 "반갑지 않은 손님"이라고 꼬집었다.
사전 연락도 없이 무턱대고 찾아오는 학생들에게는 마땅히 줄 일거리가 없는데다 대부분이 시간만 떼우면 된다는 식이다 보니 분위기만 헤친다는 것.
때문에 사전 준비는 필수. 어떤 곳에서 언제, 어떠한 일손을 필요로 하는지 정도는 반드시 미리 알아봐야 한다.
양로원, 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면 시설에 대한 이해, 봉사자의 자세 등에 대해서는 숙지하고 가야 한다.
규모가 큰 복지관의 경우 활동에 앞서 자원봉사에 대한 이론적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항상 일손이 모자라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따로 교육을 시켜줄 여건이 되지 못한다.
사전 이해 없이 갔다가는 병을 앓고 있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대할 때 당황하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면 오히려 그들을 피하게 되고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지난 여름 충북 음성 꽃동네를 다녀온 이한결(관음중3)군은 "고함을 치며 화내는 할머니, 트집을 잡으며 생떼를 쓰는 할머니들 때문에 처음엔 상당히 힘들었다"며 "돌아올 때 쯤에는 정도 들어 오히려 더 열심히 돌봐드리지 못한 게 후회스러웠다"고 했다.
또 적어도 일주일 전에는 연락을 미리 해두고 혼자 가기보다는 5~10명 정도 팀을 짜서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전문적인 활동에 욕심내기보다는 청소, 빨래 등 사소해 보이는 일부터 해나가는 성실함, 틈틈이 말벗이라도 되어 주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자신만의 뿌듯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생활주변에서 찾아라
대구시 청소년자원봉사센터 조여태씨는 "사회복지시설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만이 자원봉사의 전부는 아니다"고 말했다.
전국의 화장실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화장실 문화개선운동'이 좋은 사례. 지저분하고 불쾌했던 화장실 이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졌던 몇몇 사람이 시작한 이 운동은 사회적 동의를 얻음으로써 뒤떨어졌던 우리의 '뒷간' 문화를 단번에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봉사활동 거리는 생활주변에 흔하게 늘려 있다.
나 자신이 아니라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기만 한다면 도로의 신호를 지키는 일이나 등산로 주변의 쓰레기를 치우는 일, 공공 도서를 깨끗이 읽는 일 같은 작은 행동들로도 충분히 좋은 자원봉사활동이 된다.
자원봉사를 제대로 하려면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활동을 해나가야 한다.
사람마다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꾸준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관심 있는 영역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활동 내용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쉽게 파악하고,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생활근거지 주변에 있는 활동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작은 일이라도 오래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봉사활동의 진정한 효과는 대개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나타난다.
봉사 대상들과의 자연스런 관계도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신뢰가 쌓여야 가능하다.
관음중 홍영미 교사는 "학생들은 봉사활동이라면 거창한 것부터 떠올리지만 이웃을 위해 집 앞을 청소하는 것도 좋은 봉사활동이 된다"며 "더불어 살면서 행하는 작은 행동이 자원봉사의 힘이 된다"고 했다.
◇어떻게 할까
스스로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힘들다면 청소년 단체나 봉사활동 전문기관 등의 문을 두드려 보자. 문화관광부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봉사활동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어디서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안내해주기 위해 청소년 자원봉사센터를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청소년자원봉사센터(달서구 송현동)의 경우 봉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기관과 봉사자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인터넷(www.dgbongsa.com)이나 전화(623-4083)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인터넷을 이용한다면 발품을 팔지 않고도 자원봉사 모집 소식을 얻을 수 있다.
지역에 있는 24개 종합복지관에서는 복지관의 크고작은 소식들을 인터넷을 통해 알리고 있으므로 이를 체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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