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전(前)이라크 대통령이 마침내 체포됨으로
써 일단 정치적으로는 악화되는 국내 여론을 돌릴 호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3월19일 이라크를 공격하고 5월1일 주요 전투 종료를 선언
한 뒤에도 이라크내 저항세력의 게릴라식 공격으로 미군 150여명이 사망하고 동맹국
의 민간인들까지 살해되자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군 인명 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이라크전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지지가 크게 추락하고 민주당의 대선후보 주자들에게서 그의 이라크 정책이 실패했
다는 비난을 들었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겪었던 것처럼 이라크에서도 길고 암울한
전쟁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치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에서 그의 강점은 '경제'이지만 약점은 '이라크 문제'
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시 대통령은 5월1일에는 조종사 복장으로 항공모함에
내려 이라크 주요전투 종료를 선언하고 추수감사절에는 이라크를 전격 방문하는 등
일련의 '정치쇼'로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려고 매우 노력했다.
그러나 미군 사상자가 계속 증가하면서 미국내 여론은 악화돼 왔다. 이런 상황
에서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 체포로 이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를 잡았지만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있다.
▲이라크 치안 안정 여부=우선은 그의 체포로 이라크내의 치안이 급속히 안정될
것이냐 여부가 문제다. 미국은 이라크내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미군 사상자들이 증가
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자 내년 7월까지 이라크인들에게 정부를 이양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 동안 미군과 동맹군을 공격해온 이라크내 저항세력은 후세인에 충성하는 군
인들이거나 후세인의 정당이었던 바트당의 당원들과 극단주의자들에 고용된 청년들
이라는 것이 미국측의 분석이었다.
이 저항세력은 후세인의 체포로 심리적인 타격을 받아 공격을 줄일 가능성이 있
다. 만일 후세인이 이들에게 재정이나 무기 등을 지원해왔다면 그 가능성은 더 높아
진다. 그러나 저항세력 중 후세인의 추종세력이 아닌 집단이 있다면 이들은 후세인
체포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우려 인물 제거=부시 대통령은 대테러전쟁 선언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
에서는 9.11 테러의 배후 주모자로 지목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 체
포에 실패하고 이라크 공격에서는 후세인 전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했다. 이것은 미
국의 군사적인 능력과 함께 정보능력에 다시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은 후세인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국가로 피신해 망명정부를 세우거나
최악의 경우 테러조직의 비호를 받거나 테러를 지휘할 가능성 등을 경계해왔다. 그
러나 그의 체포로 이같은 우려는 이제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같
은 위협의 제거를 미국 국민에게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 정당성 논란=그러나 후세인의 체포가 부시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이익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후세인을 사법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라크전
의 정당성 자체에 대한 논란도 함께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라크 공격의 명분으로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지난 5월1일 부시 대통령이 주요 전투 종료를 선언한지 7개월반이 지나
도록 그에 대한 증거나 그런 무기 자체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을 위해 대량파괴무기 개발의 증거를 과장
또는 왜곡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 점에서는 후세인의 생포보다도 대량파괴무
기의 발견이 정치적으로는 부시 대통령에게 더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후세인 처리 주목=후세인에 대한 사법처리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이냐도 관심거
리다. 만일 미국이 이미 설치된 이라크 전범재판소 등을 통해 후세인에 대한 사법처
리를 하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국내여론과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게된다면 그것
도 역시 부시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으로 타격이 될 수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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