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無念의 선...작가 이정 초대전

작가 이정(李靖)의 초대전이 20일까지 맥향화랑(053-421-2005)에서 열린다

지난 95년 유럽생활을 마치고 한국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뒤 긴 침묵과 작품활동 기간을 거쳐 8년 만에 다시 신작들을 내놓았다.

8년 전 그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시에는 프랑스 전철표를 조합하거나 광고판을 회화해 적용하는 등 미술조류를 좇아간 흔적이 역력했으나 이번에는 이같은 조류에서 완전히 탈피해 한국화의 정체성을 찾고 있다.

붓끝으로 내리 그은 선들이 마치 연필로 그린 듯 밀도감이 높고, 필획과 필선이 조선조 선비의 기개와 정신을 엿보는 듯 품격이 드러난다.

김태수 맥향화랑 대표는 이정의 작품을 두고 "칼끝으로 허공을 가르거나 튕겨내는 듯한 무념(無念)의 선(線)이 공간을 채워나간다"며 "조선조 후기 권돈인, 김추사, 전고람이 보여준 전통 문인화의 품격을 되살린 듯하다"고 평했다.

작가 이정씨는 "필획과 사군자 연마부터 시작해 8년 동안 한국화의 정체성을 찾는데 주력해왔다"며 "앞으로 한국 산천의 실경을 붓으로 그려내는데 정열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영남대 미술대학 교수로 퇴임한 작가는 내년 봄 경주로 작업실을 옮겨 작품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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