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남당, 또 제자리

민주당이 호남일색의 당 이미지 쇄신을 위해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분당 이후 호남출신 의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최근 영입한 인사들도 텃밭에 배정받기를 원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지역구도가 고착화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몇 차례에 걸쳐 민주당에 영입된 인사들은 대거 호남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외부 영입의 경우 경선을 치르지 않을 수 있도록 돼 있어 지역구만 잘 고르면 무조건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남의 한 지역구에는 외부영입 인사만 5, 6명 정도 몰려 지도부가 교통정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지도부는 외부 영입인사 지역구 배정에 '분산'을 원칙으로 세우고 지역구 배분작업에 신경쓰고 있다.

한 당직자는 "호남지역에서 다선 의원을 물갈이하지도 않고 경선조차 치르지 않으면서, 어떻게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분산과 배분의 원칙으로 해야 뒷말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원들도 호남집중화 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유용태(劉容泰)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호남의 중진의원들이 수도권에 나서야 한다"며 분산의 원칙을 실행하기 위한 포석을 던진바 있다.

그의 이같은 '중진의원 수도권 징발론'은 당사자인 동교동계 중진들에게는 반발이 예상되지만 신진 및 소장파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중진들이 수도권으로 오고 호남엔 참신한 신인들이 나서면 좋을 것"이라며 "이렇게 될 때 당의 면모도 바뀌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함께 최근 지도부 한쪽에서는 외부인사 영입을 전제로 호남지역 한 중진 의원을 전국구로 돌리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秋美愛) 김영환(金榮煥) 상임위원도 "호남에서 전문성을 갖춘 참신한 인물을 내세우지 않으면 수도권에서 표를 달라고 할 명분이 없다"며 우회적으로 '호남 물갈이'의 불가피성을 주장한바 있다.

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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