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야생동물 보호체험

영하로 내려가는 매서운 날씨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에겐 힘겨운 시기다.

시간 여유가 있는 겨울방학을 이용해 산과 들을 찾아 야생동물 먹이주기를 해 보자. 가능하다면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사람들의 활동도 살펴보자. 겨울에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체험활동인 야생동물 보호를 통해 생태계의 중요성과 생명 사랑의 마음을 갖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

▲야생동물과 보호

일반적으로 야생동물(wildlife)이란 집에서 키우는 집동물의 반대되는 용어로 쓰인다.

자연에서 누구도 돌보지 않는 가운데 제 스스로 살아가는 동물을 말하는데 조류, 포유류, 어류, 파충류, 양서류 등 나라마다 포함시키는 규정이 다르다.

무척추동물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척추동물을 포함하고 있다.

야생동물은 먹이사슬의 소비자와 분해자의 역할을 통해 생태계의 안정을 이루어내는 역할 외에 자연을 정화하고 토양과 수분을 조절하는 기능도 한다.

야생동물은 반드시 보호해야 하지만 여기에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①야생동물의 먹이가 되는 도토리, 산딸기 등의 종자를 채집하지 않는다.

②야생조류의 번식 및 피난처가 되는 인공새집을 설치해 준다.

③야생동물의 먹이를 생산하는 작물을 심어 준다.

④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지 않는다.

특히 번식기에는 출입하지 않는다.

⑤밀렵행위를 발견하면 곧바로 해당기관에 신고한다.

⑥불법포획한 야생조수를 먹거나 거래하지 않는다.

▲야생동물 먹이주기

흔히 하는 체험으로 날씨가 특히 추운 날이나 눈이 많이 내린 폭설기 등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구하기 힘들 때 산과 들 곳곳에 먹이를 주는 활동이 있다.

미리 집에서 준비한 콩, 옥수수, 밀, 좁쌀, 수수 등을 갖고 야생동물이 잘 나타나는 바위나 길목에 놓아둔다.

이때 규칙적인 장소에 먹이를 두거나 조금씩 여러 곳에 흩어주는 것도 요령이다.

상하기 쉽거나 물기가 있는 먹이는 피하는 게 좋다.

그러나 이런 먹이주기 행사는 아직 논란의 대상이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

흥미 위주의 행사, 성과를 알리기 위한 행사로 이용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위적인 먹이주기로 인해 야생동물들이 야생성을 잃고 스스로 살아가는 힘을 잃게 되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매년 야생동물먹이주기 행사를 한다는 가야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의 김석용씨는 "먹이를 주고 난 후 그곳에 야생동물들이 무리지어 나타나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수시로 먹이를 주기보다 아주 추운 날씨나 눈이 많이 내렸을 때를 골라서 먹이를 준다"고 했다.

그는 먹이주기 행사가 분별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 단위나 모임 차원에서 먹이주기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면 가야산 관리사무소(055-932-7810)를 비롯해 도나 군 공원관리사무소에 연락해서 취지를 설명하고 안내를 받으면 된다.

이곳에선 짐승들이 다니는 길목이나 먹이 주는 요령을 쉽게 알려주기 때문에 처음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야생동물 관찰

먹이주기 행사와 더불어 야생동물 관찰도 좋은 체험이 된다.

제대로 관찰하려면 대단히 복잡하고 전문적이지만 굳이 따라할 필요는 없다.

일반인들은 기본적인 종별 관찰방법 정도만 알아두면 충분하다.

포유류는 발자국이나 배설물을 통해 관찰하는 게 좋다.

인터넷이나 동물도감에 종류별로 발자국, 배설물들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면 멧돼지, 너구리, 오소리, 고라니, 멧토끼, 청설모 등의 발자국을 관찰, 비교해볼 수 있다.

조류를 관찰할 때는 화려한 복장을 삼가야 한다.

쌍안경으로 색깔, 부리, 꼬리, 날개의 모양, 날아가는 모양, 앉을 때와 날 때의 동작 등을 자세하게 관찰해 기록지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체험이 된다.

▲야생동물 구조

산이나 들판을 다니다 보면 올가미나 덫이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호 종류도 많아지고 법이 강화돼 많이 줄어들었긴 했지만 없어지진 않았다.

덫에 걸려 있거나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막막해하기 쉽다.

이때는 공원관리사무소나 구, 군 환경보호과, 파출소 등으로 신고를 하면 된다.

야생조수구조센터가 가까운 곳에 있다면 더욱 좋다.

대구의 경우 야생조수구조센터는 야생동물 보호에 적극적인 민간동물병원과 연계돼 각 구마다 한 두 곳이 있는데 중구 동인동물병원(053-424-4258)을 비롯해 15곳이 있다.

신고할 때는 발견 장소, 동물명, 크기(상태), 운반이나 인계 여부, 연락처 등을 알리고 부득이 직접 운반해야 한다면 반드시 장갑을 끼고 해야 한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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