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사모 '대선승리 행사' 대통령 참석 논란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19일 대선승리 1주년을 다소 우울하게 맞이했다.

'동업자"라고 까지 지칭했던 안희정(安熙正)씨와 '영원한 집사" 최도술(崔導術)전 총무비서관이 구속되고 이광재(李光宰) 전 국정상황실장이 낙마한데 이어 제1부속실장대리로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던 여택수(呂澤壽)행정관마저 썬앤문으로부터 돈을 받아 검찰조사를 받는 등 측근들이 줄줄이 상처를 입고 낙마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 춘천에서 열리는 관광진흥대책보고회에 참석한 뒤 저녁에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등이 주축이 된 '개혁네티즌연대"가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여는 '리멤버 12.19"행사에 참석한다.

당초 노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송년만찬을 가지는 일정을 고려했으나 취소하고 영상메시지만 보내기로 했던 리멤버 12.19행사에 참석키로 했다.

윤태영(尹泰瀛) 청와대 대변인은 "주최측의 강력한 요청으로 참석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노 대통령의 이날 행사참석은 여러가지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노 대통령의 행사참석사실이 전해지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사조직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며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김성완(金成浣)부대변인은 "지난 해 이맘때 받은 돈으로 노 대통령 당선 1등공신들이 줄줄이 구속, 수사중인 마당에 정치개혁운운하는 연설을 하는 것은 코미디"라면서 "12월19일 하루만이라도 리멤버(remember)가 아니라 '리그렛(regret) 12.19"로 정해 자신들의 비리와 실정을 반성하고 참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도 "대선승리를 도둑질한 사람들의 파렴치한 행사는 즉각 취소되어야 하고 굳이 하려면 행사명을 '리멤버 배신"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다중이 모이는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일정을 청와대가 나서서 공개하는 것도 이번 행사의 주목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 대변인은 대통령일정을 발표하면서 보도해도 좋다고 했는데 그동안 경호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내세우면서 대통령의 일정을 미리 보도한 기자들의 출입정지 등 강경조치로 대응해온 청와대의 입장을 감안하면 이례적이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친노세력들에게 지역구도 해소와 정치개혁 등에 대한 강력한 지지와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져 총선을 앞두고 사전선거운동 논란도 예고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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