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구가 제일 좋아요" 최연소 기록원 신은비(17)양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한장의 종이에 모두 옮기는 게 너무 재밌어요".

신은비(17.제일여자정보고 2년)양의 야구 사랑은 유별나다.

매주 일요일 사회인 야구가 벌어지는 곳이면 야구기록지와 펜 하나 달랑(?)들고 어김없이 나타난다.

오빠, 아저씨들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꼼꼼히 기록하기 위해서다.

사회인 야구 최연소 야구기록원인 신양은 지금까지 20여 경기를 기록원의 자격으로 지켜봤다

"야구는 남자들이 하는 운동이어선지 여자로서 괜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칫 도전적인 말투로 들렸다.

하지만 "프로야구와 달리 사회인 야구에서는 웃지못할 에러들이 많이 나지만 인간적인 분위기가 느껴져 더 좋아요. 또 아저씨들이 맛있는 것도 많이 갖다 주고요". 여지없이 여고생의 천진함으로 돌아왔다.

신양이 야구를 좋아하게 된 것은 2년 전인 중학교 3학년때부터다.

그냥 야구가 좋았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있는 날이면 TV앞에서 눈을 뗄 줄 몰랐고 고교에 진학하면서 친구들을 꼬드겨 시민야구장을 찾았다.

그러다 지난 8월 인터넷 카페 '대구.경북 사회인야구 기록연구회'의 기록원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가입했다.

원래 시즌 중간과 미성년자는 가입시키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신양은 떼를 써 들어오게 됐다는 것.

지난 10월부터 기록연구회 황성준(30) 기록실장으로부터 방과 후 7차례에 걸쳐 강습을 받은 신양은 선배 기록원들과 함께 하는 현장실습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11월말부터 야구기록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신양은 실전투입 2주째 그만 사고를 내고 말았다.

2시간 10분경기를 2시간 경기로 착각한 신양은 경기시작 2시간이 되면서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선수들의 강한 항의로 경기가 속개되면서 게임이 역전되어버린 것. 승리, 패배한 두 팀 모두에게서 항의를 받은 신양은 "그때는 어린 가슴에 상처를 받았어요"라며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야구기록원으로 활동한 뒤 경기가 있는 일요일만 기다려진다는 신양은 친구들을 경기장으로 자주 불러들인다.

이 때문에 친구들 모두 야구를 좋아하게 됐다며 자신이 야구홍보에도 기여한 바가 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신양은 "없어요. 야구가 제일 좋아요"라며 야무지게 말했다.

예전에는 삼성 강동우를 좋아했지만 지금은 사회인야구가 가장 좋다는 신양은 "KBO야구 공식기록원이 장래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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