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FTA 비준안 불발...맞고함만 치다 정회

30일 한.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가 불발로 끝이 났다. 비준안 처리가 해를 넘기면서 1월8일까지 예정된 이번 임시국회내 처리도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비준안 표결이 무위로 끝나자 도시출신 의원들은 "통상정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한 반면 농촌출신 의원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후 6시10분쯤 박관용(朴寬用) 의장은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했고, 한나라당 조웅규(曺雄奎) 의원의 제안설명이 뒤를 이었다.

비준안 상정이 임박해지자 농촌출신 의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한나라당 이상배(李相培).박시균(朴是均).이인기(李仁基).이규택(李揆澤).박희태(朴熺太), 민주당 김옥두(金玉斗).이정일(李正一), 자민련 이인제(李仁濟) 의원 등 20여명의 의원들이 단상으로 몰려갔다. 박 의장에게 동의안 상정을 비난하는 발언이 쏟아졌으며 일부는 발언중인 조 의원의 마이크를 빼앗기도 했다.

당황한 박 의장은 정회를 선언했고 4당 원내총무와 원내대표를 불러 비준안 처리여부를 두고 협의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러자 비준안 상정을 둘러싸고 의원들끼리의 '맞고함' 사태가 빚어졌다.

이어 박 의장은 단상으로 돌아와 "이런 상황속에서 FTA 의결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FTA 동의안과 관련 부수법안은 본회의에 계속 유보시키겠다"고 선언한 뒤 FTA비준동의안 처리 무산에 따른 예산안 조정을 위해 정회를 선언했다.

비준안 표결이 저지되자 농촌출신 의원들은 "잘됐다. 대통령이 농민을 먼저 설득하라"며 환영한 반면 도시출신 의원들은 "왜 계속 진행하지 않느냐"며 항의하는 등 FTA를 둘러싼 도농간 시각차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에 따라 FTA 비준안은 4당간 합의가 이뤄져 표결처리하거나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하지 않을 경우 국회 본회의에 계류될 전망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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