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마솥 땅콩손두부

입맛이 없을 때 우리는 어릴 때 먹던 음식을 찾곤 한다. 한번 길들여진 입맛은 세월이 흘러도 좀처럼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맛을 찾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대구시 달서구 성서공단 내 희성전자 맞은편에 있는 '가마솥 땅콩 손두부'집은 잃었던 입맛을 찾아주는 토속음식점이다.

국산콩에 청정간수, 그리고 정수된 물로 두부를 만든다. 콩도 콩이지만 좋은 물이 두부의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2차 정수한 물을 사용한다. 주방에서 직접 콩을 갈고 가마솥에서 두부를 만든다. 금방 만든 두부는 콩 내음이 살짝 풍기는 듯한 느낌이 든다. 포근포근한 감촉과 함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땅콩이 들어가 더 구수하다. 시중에서 파는 흐물흐물한 두부와는 확실히 다르다.

뚝배기 순두부. 뭉글뭉글한 순두부에다 조개와 호박, 무, 청양고추, 파, 등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췄다. 빨간 국물은 보글보글 끓고, 하얀 순두부는 국물을 뒤집어쓰고 있다. 보드랍고 말캉거리는 담백한 순두부와 달보드레한 양념 맛이 잘 어우러진 맛이다. 청양고추를 넣어 뒷맛이 깔끔하다.

두부김치는 두부 자체의 고소함과 담백함을 맛볼 수 있는 메뉴다. 두툼하게 썬 두부에 배추.갓 김치가 곁들여졌다. 두부를 그냥 양념간장에 찍어먹어도 맛있지만 잘 익은 김치에 싸먹으면 막걸리 생각이 절로 난다. 특히 특유의 향과 톡 쏘는 맛이 일품인 갓김치에 싸먹는 두부김치는 별미다. 입안 가득히 채우는 듯한 풍족함과 두부의 탄력이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두부조개탕도 빼놓을 수 없다. 각종 해물과 조개를 푹 고아 만든 육수에 두부와 백합, 키조개, 대합, 모시조개, 가리비, 바지락, 굴 등 조개류와 새우, 오징어, 미더덕, 콩나물, 미나리, 팽이버섯, 부추, 호박, 쑥갓 등을 가득 넣었다. 특별한 양념을 넣지 않았는데도 맛이 깔끔하고 시원하다. 밥 생각이 없을 정도로 푸짐하다.

이밖에 두부보쌈을 비롯해 두부해물전골, 두부김치찌개, 비지장, 해물두부전 등 다양한 두부요리를 먹을 수 있다. 냄새가 안나는 청국장도 준비돼 있다. 식사 전 구수한 콩국물을 서비스한다. 문의:053)585-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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