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新대동맥 대구~포항 고속도로(3)-영일만 신항 서두르자

포항시 북구 죽천리 앞바다에는 포항, 나아가 미래를 바꿔놓을 대역사가 한창이다.

동북아 경제권 형성 및 대북방교역을 대비한 전략적 거점 항만개발을 목표로 한 영일만신항 공사가 그것.

올 연말 개통 예정인 대구~포항간 고속도로와 연계한 영일만신항은 향후 대구와 구미 등 영남내륙지역의 주요 외항으로 국내 수출.입 물동량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신항 공사 진척도는

지난 92년부터 오는 2011년까지 총 사업비 1조7천억원을 투입해 최대 3만t급 선박 16척이 동시접안(컨테이너부두 4선석 포함)가능하며 연간 1천400만t(43만TEU포함)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영일만신항이 개항되면 시민들은 포항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7년 북방파제 축조공사로 본격적인 닻을 올린 영일만신항 공사는 현재 정부예산 2천900여억원이 투입돼 북방파제 전체 8.8km 가운데 2003년 12월말 현재 1단계 3.1km와 어항시설공사만 완공됐을 뿐이다.

올해 들어서야 나머지 2단계 공사와 역무선부두 공사가 시작될 만큼 진척속도가 더디다.

지난 98년 10월 영일만신항이 당초 '중점투자 대상항'에서 '지속투자 대상항'으로 변경되면서 접안시설도 지난 2001년 24선석에서 16선석 규모로 줄었다.

또 지난해 10월 확정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부산과 인천에 빼앗기면서 정부의 관심권에서 서서히 밀려나는 양상이다.

더구나 오는 10월 착공 계획인 민자부문 컨테이너부두 4선석(2만t급) 접안시설(1km) 공사도 이달로 예정된 사업시행자 지정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연쇄적으로 늦춰질 수 있다.

오는 2011년 완공목표까지는 불과 7년밖에 남지 않아 이 기간 동안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가 뒤따르지 않고는 계획 내 공사를 완료하기 어려운 형편. 따라서 영일만신항을 당초 계획대로 중점투자 대상항으로 격상시켜 정부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김순태 포항시 경제통상과장은 "정부가 영일만신항을 동북아 허브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당초의 계획대로 중점투자 대상항으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했다.

▨신항의 과제와 역할

영일만신항 건설은 포항제철에 이은 제2의 영일만 신화일 뿐 아니라 대구.경북 전체의 생활모습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거대한 프로젝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영일만신항이 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조기완공이 필수적이다.

조기완공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오는 2011년까지 실질적인 외항 역할을 할 수 없어 고속도로 개통효과가 반감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이상득.이병석 국회의원은 "정치권에서도 영일만신항의 조기완공을 위해 정부에 예산지원을 확대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영일만신항이 조기에 완공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정부의 계획대로 동북아 허브항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부산항과 광양항이라는 양대 항이 국내 수출.입 물동량의 대부분을 떠맡고 있다.

여기다 부산 가덕신항만이 영일만신항과 같이 오는 2011년까지 30선석의 대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정부의 항만건설 우선투자가 부산 가덕신항만과 광양항에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부산과 광양은 컨테이너 등 모든 화물처리에 관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기존 선사와 화주들이 쉽사리 움직이지 않을 전망이다.

대부분의 수출.입 화물도 컨테이너선에 의해 수송되고 있는 현실에서 2만t급 4선석에 불과한 영일만신항에 북태평양이나 유럽 등 장거리 항로의 물동량이 얼마만큼 몰릴지도 의문이다.

현재 공사 중인 대구~부산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대구.경북의 수출.입 물동량이 오히려 인프라 구축이 잘 돼있는 부산항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 두드러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영일만신항은 포스코와 관련된 철강원자재나 대구 인근의 기계.금속.자동차부품 등 한정된 수출.입 물동량만 취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수도 있다.

다시 말해 허브항이 되기 위해서는 수출중추 항만이거나 환적항만의 역할을 해야하지만 지금의 규모와 인프라로는 수출.입을 위해 부산과 광양항으로 화물을 옮겨주는 피더항 역할로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과정에서 부산항의 기능이 마비돼 대구.경북지역 수출.입 업체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악몽을 떠올린다면 영일만신항이 대체항의 역할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영일만신항이 대구.경북지역 수출.입 외항역할에 무게중심이 실린다면 러시아와 향후 교역활성화가 기대되는 북한의 청진과 나진항을 잇는 북방 교역의 교두보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또 일본과 중국을 오가는 수출.입 물동량을 떠맡을 수 있다.

영일만신항과 규모가 비슷한 울산항의 경우 현재 일본과 중국으로의 수출.입 화물 운송을 전담하고 있을 뿐 북태평양이나 유럽 등 장거리 화물은 손을 대지 않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장형탁 연구원은 "규모나 인프라면에서 국내 육상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한 피더항으로의 역할 내지는 북방 교역과 일본.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물동량 수송에 적극 나서는 중규모 국제항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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