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재 한국 영사관의 직원은 6일 대구시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고 적잖게 놀랐다.
상상치도 않은 곳에서 느닷없이 걸려온데다 전화통화 내용도 난데없이 5일 오전 출근 시간대 홍콩 지하철에서 발생한 화재와 신속한 화재진압 및 승객대피 요령 등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
영사관 직원의 놀라움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대구시 치수방재과 직원으로부터 자초지종을 설명들은 영사관 직원은 그제사 이해되는 듯 점심시간이 지난 뒤 관련자료와 정보를 파악, 다시 통화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시가 홍콩 지하철 화재방화에 대한 외신을 듣고 6일 오전부터 이렇게 다급하게, 그리고 민첩하게 움직인 것은 아마도 지난해 2월 발생한 대구지하철의 대참사로 인한 반사적인 반응에서다.
소방당국과 대구지하철 및 행정자치부 등 다양한 방재관련 부서와 기관에 잇따라 문의를 해봐도 어디에서도 화재발생에 대해서 관심조차 갖지 않은데다 관련자료를 구할 수 없자 답답해진 대구시는 인터넷으로 홍콩야후에 접속, 현지 보도내용을 인쇄해 번역하는 한편 홍콩주재 한국 영사관에 전화를 걸고 자료를 부탁한 것.
영사관이 현지 관련기관에 파악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50대 남자가 지하철에 인화물질을 뿌려 화재가 발생하자 홍콩 지하철 관계자는 다음 정차역에 이를 통보, 소방경찰을 대기시키고 기관사가 직원용 소화기로 급한 불을 끄면서 승객을 후미객차로 대피시켰다.
그리고 저속으로 다음역에 도착, 완전진화했다.
이런 신속한 화재진압과 승객 대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부상자 14명 뿐이었다.
그러나 대구시의 이같은 움직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지난해 대참사가 일어난 뒤 참사 처리와 관련된 자료수집을 위해 대구에 들렀던 타이완(臺灣) 방문단은 귀국, 지하철 역무원들에게 개인휴대용 소화기를 지급(본지 지난해 11월21일자 보도)하며 화재에 대비토록 한 반면 정작 대구지하철측은 아직 개인휴대 소화기 지급문제의 도입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이에 앞서 대구시는 지난해 11월 외국의 재난대처 대책을 파악하러 타이완에 들렀다가 휴대용소화기 착용과 같은 기민한 움직임에 놀라 사진을 실어 보고서로 만들어 관련기관과 공무원들에게 참고토록 했다.
그러나 거듭 되돌아온 반응은 재난대비에 대한 우리 수준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 사진 진짭니까".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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