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쟁력 낮은 일반원사는 포기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는 없습니다.

코오롱은 핵심사업과 핵심역량에 자원을 집중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적극 발굴해 희망과 기회의 2004년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신임 한광희(54) (주)코오롱 사장은 6일 경주 코오롱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04년은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열리는 해"라면서 "끊임없는 체질개선과 고부가가치화만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사장은 새해엔 전반적인 세계 경기 회복세로 유럽, 일본 등 전통 경제 강자들이 글로벌 시장 전면에 재등장하고 중국의 무서운 추격이 더욱 거세지겠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진국 및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은 국내 섬유업계가 해외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주5일제의 시행 등으로 침체된 내수시장이 점차 호전될 경우 국내 제조업체들의 재도약 기틀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 사장은 기업구조개선과 원가절감 그리고 품질향상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뼈를 깎는 노력과 실천이 겸비될 때 비로소 위기를 기회로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맥락에서 새해 코오롱의 경영 목표를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한 차별화된 원사 소재 생산이고, 또 하나는 비섬유부문 사업의 투자 확대이다.

우선 원사 분야와 관련해 대량 생산에 의존하는 일반 원사는 과감히 포기한다.

한 사장은 이른바 정번품(범용성 제품)은 더이상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며 코오롱이 자랑하는 초극세사 '로젤'마저 기술개발없이 일본 생산시설을 대량 도입한 중국업체들에 시장을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가죽을 대체하는 인공피혁 초극세사, 박테리아 내성이 강한 항균섬유, 공기는 통과시키고 수분은 차단하는 투습방수원단(스포츠용) 등 고부가 기술 위주의 특수 아이템으로 선진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게 된다.

산업용 섬유와 비섬유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위해서 한 사장은 "타이어코드의 경우 2/4분기 안에 6만평 규모의 중국 난징 공장을 설립해 금호,한국 타이어 등 기존 고객들을 위한 최단기 납품(Just in time)에 주력하는 한편 점차 상해 등 중국 내수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자재료, 광학, IT관련 필름 분야에 대한 지속적 투자도 계속돼 특수 IT소재 필름을 다양화하고, 감광섬필름, TFT-LCD용 필름, 유기 EL 등에 대한 사업투자를 확대해 사업구조 고도화에 나선다.

"코오롱 창사 50주년을 맞는 2006년까지 매출 2조원, 경상이익 2천억원을 달성하는 '챌린지 22'에 도전합니다". 한사장은 코오롱이 성숙기와 쇠퇴기에 있는 사업비중을 과감히 축소하고, 도입기와 성장기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할 뚜렷한 비전과 미션을 제시, 대기업의 섬유업 발전에 하나의 지표를 제시했다.

한사장은 68년 계성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상대를 나와 지난해 12월 (주)코오롱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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