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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메 마사히로 도쿄대교수-일제때 대구남선전기 사장 오쿠라 고령.창녕 등 고대유물 도굴.수

사토메 마사히로(早乙女雅博) 도쿄대 한국조선문화연구 전공 교수는 "오쿠라 다케노스케는 일본 문화재계에서 상당한 대접을 받았고, 지금도 유명 인물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오쿠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1870~1964). 한반도의 유물을 훔쳐간 그는 사토메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한-일 역사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지금의 한국전력 격인 대구 남선전기 사장이었던 오쿠라는 1920년대부터 45년까지 전국을 돌며 한반도의 고대 유물을 '싹쓸이'했다.

사람을 동원해 도굴하거나 도굴품을 수집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쿠라가 고령과 창녕에서 도굴품을 직접 구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사토메 교수의 증언이나 "1940년대 고령경찰서 '무덕관'에서 오쿠라가 쌓아 놓은 1t 트럭 2, 3대 분량의 유물을 봤다"는 김도윤(82.고령읍)씨의 말이 그 증거다.

사토메 교수는 "오쿠라는 한국(대구)과 일본(도쿄대학 인근)에 각각 일반주택이 1채씩 있었다"며 "45년 이후 오쿠라의 대구 집에서는 정원에 세워진 고려시대 돌 부도 2점과 그릇받침 등 일부 유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일본의 패전으로 급히 빠져나가면서 운반이 어려운 유물 등은 미처 빼돌리지 못했던 것이다.

고려시대 부도는 현재 경북대박물관 앞에 세워져 있다.

사토메 교수는 "1941년 일본 고고학 총회는 '오쿠라유물 전시회'를 열었고, 1955년 도쿄에서는 고고학자 등을 중심으로 '오쿠라수집품 보존회'를 발족시켰다"고 말했다.

"오쿠라의 수집품은 국가에 기증될 때까지 지바현에 별도로 만든 창고와 도쿄박물관에서 철저하게 보존, 관리됐다"고 했다.

훔친 유물이 일본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았던 셈이다.

오쿠라가 죽은 뒤인 1981년, 그 아들은 보존의 어려움과 분실 우려 등을 이유로 모든 유물을 무상으로 도쿄박물관에 기증, 일본의 국가 재산이 됐다.

김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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