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40 뉴리더에 듣는다(4)-이렇게 해결해 나가자

걸림돌도 있지만 희망이 더 크게 보인다.

대구와 경북,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힘을 하나로 모아낼 여지도 엿보인다.

대구.경북의 미래는 그래서 '밝다'. 김수업 대구가톨릭대 총장과 권용범 (주)컴텍스 사장이 지역발전의 방향과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만났다.

▲김=지역의 미래를 헤쳐나가는데 가장 먼저 걸리는 문제는 대구와 경북이 행정적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국경이나 지역, 개인간 벽도 허물고 있습니다.

장벽을 허물고, 협력해야 합니다.

대구의 문제를 경북이 풀고, 경북의 문제를 대구가 풀어야 할 사안이 많습니다.

▲권=산업계에서 보면 국가 정책산업을 추진할 때 대구.경북이 같은 사안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향점은 같은데도 장기 전망과 방향은 보지 않고, 소모적 경쟁을 하는 것이죠. 대구.경북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클러스터(한덩어리)로 봐야 합니다.

민은 산업의 클러스터를 이뤄내고, 관은 행정의 클러스터화를 맡아야 합니다.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디키스트)만 하더라도,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동남부 지역의 과학기술 에너지를 집약하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적어도 영남권 전역의 기술에너지를 모아낸다는 차원에서 보아야 하며, 나아가 동북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권=한 예로, 수도권의 인천과 수원은 산업 인프라 면에서 하나로 묶여져 있습니다.

대구를 둘러싸고 있는 구미, 달성, 경산 지역에 우선 경전철 등을 도입, 도로 인프라부터 구축해야 합니다.

대구시민, 경북도민이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연결 플랜, 대구.경북 물류 인프라의 통합 노력이 시급합니다.

▲김=물류나 정보교통은 지역이란 몸통의 핏줄이자 생명선입니다.

대구-포항이 고속도로로 열리듯 전 지역의 핏줄이 통해야 합니다.

단적인 예로, 대구 도심에서 동구 안심까지는 사통팔달이고, 경산 하양도 동서남북 교통이 트인데 반해 안심에서 하양까지는 4차로 한길밖에 없습니다.

대구지하철 구간도 안심을 넘어가면 대구가 아니기 때문에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대구.경북이 협력해 동맥경화를 해소시켜야 합니다.

▲권=대구.경북의 협력과 함께 지역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의 문제도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전통과 첨단의 괴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의 단절은 많은 문제를 불러옵니다.

과거를 어떻게 이해하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성공여부가 달려 있습니다.

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을 잘 연결시켜야 합니다.

칠레 무역협정에 따른 농민 반발도 농업의 가치를 충분히 담지 않고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입니다

미래가 세계화의 틀로 나아간다면, 우리의 부가가치는 우리만의 빛깔을 내는 데 있습니다.

일본이나 중국, 미국에 없는 빛깔을 찾아야 합니다.

과거의 생활양식이나 문화에서 아이템을 찾아 개발하고, 전통을 살려야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권=우리의 것이 바로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듯 전통과 산업의 접목은 중요합니다.

지역 전통 섬유산업도 정밀기계나 인적자원 등을 첨단으로 연결시켜야 합니다.

전통과 첨단을 분리하는 사고에서 첨단산업의 오류가 생깁니다.

▲김=섬유를 첨단화하기 위해 밀라노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추진해왔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상당한 기반과 가능성도 있지만 더 발전적으로 되지 않았던 것은 미래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미흡했기 때문입니다.

장기 투자와 국가적 지원으로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국 섬유에 대한 정보분석이 부족했습니다.

▲권=지역을 둘러싼 환경변화를 정확하게 읽고, 대구.경북이 긴밀히 협조한다면 지역의 미래는 밝지 않겠습니까.

▲김=대구.경북은 지난 2천년 동안 정치,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해왔고, 이를 이어갈 저력이 있습니다.

내륙과 동해안 해양자원, 인재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동북아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합니다.

인재 육성에 대한 장기 전망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역 교육의 실상은 불만스럽습니다.

고교생만 되면 교육을 위해 더 큰 도시로, 외국으로 나갑니다.

지역에서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고, 뺏기고 있습니다.

적어도 군 단위마다 번듯한 고교를 만들어야 하고, 세계적인 학교로 육성해야 합니다.

또 전국에서 대학이 가장 많은 지역을 넘어서 '세계적 대학'이 되도록 투자해야 합니다.

지역에서 세계적 인재를 키워야 세계적인 지역이 가능합니다.

▲권=인재의 육성이 밝은 미래를 여는 열쇠란 점에 동의합니다.

대구의 대학에서 육성된 인적자원이 경북의 산업클러스터로 투입되면 다시 그 산업의 파급효과가 지역으로 번지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대구는 경북의 기반을, 경북은 대구의 인프라를 필요로 합니다.

인적 원천에 대한 대구.경북의 교감이 높아지면 우수한 인력을 수도권에 뺏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지역 여건을 잘 활용하는 한편 특단의 제도적 장치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디키스트와 맞먹는 '미래세계연구원'과 같은 과학적 조직이 필요합니다.

선진국에는 중앙부처와 대기업에 이 같은 조직이 있습니다.

미 국방성 안에는 세계 각 국의 미래 국방력을 분석, 전망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의 섬유가 향후 10년 동안 어떻게 될 것인가를 분석해야 합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10년을 내다보는 정보를 집약하지 않으면 미래를 선도하기 힘듭니다.

▲권=전문가 그룹을 통해 방향성을 확립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명칭이야 어떻든 대구.경북을 하나로, 세계 속의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통합적 전문가 그룹이 절실합니다.

▲김=우리는 미래를 얘기할 때 산업, 교육, 문화 등을 따로 말합니다.

그러나 그 하나하나만을 목표로 하다보면 근본을 놓칠 수 있습니다.

산업발전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목적을 위한 바탕이라고 봅니다.

문화도 그렇습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대구.경북민이 모두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죠.

▲권=산업에만 치중하다보면 환경이 다칠 수 있고, 먹고 입는 데만 치우치면 문화가 빈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한 분야에만 매달리면 다른 것을 잃을 수 있겠지요. 이런 점에서 궁극적 목적을 염두에 두고 각 분야를 발전시켜야 하겠습니다.

나아가 젊은세대와 기성세대의 조화도 필요합니다.

기성세대는 젊은세대의 코드를 이해하고 창의성을 북돋우고, 젊은세대는 기성세대의 경륜을 이어받는다면 하나가 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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