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50대 초반의 정동영(鄭東泳) 의원을 간판으로 한 새지도부를 구성했다.
60대 후반이 당 간판인 한나라당, 민주당과 차별화된 변화와 개혁으로 승부를 내야 할 지도부다.
그러나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1당 또는 1당에 근접한 2당이 되지 못할 경우 책임론에 휘말릴 공산이 높은 등 과제도 많다.
51세의 재선 의원이 당 의장이 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정 의장과 천정배(千正培) 의원과 함께 '탈레반 3인방'으로 불린 신기남(申基南) 의원이 예상을 깨고 2위에 당선됐다.
거센 변화 요구가 분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정동영 카드'가 총선에 유리하다는 실질적 계산이 표심에 반영됐다는 풀이도 있다.
김원기(金元基) 전 의장 등 현 당지도부의 2선 후퇴는 불가피해 보인다.
세대 교체가 대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동영호는 우선 민주당 신주류, 한나라당 탈당파, 개혁당, 신당연대로 구성된 다국적군을 개혁 깃발 앞에 집결시켜 타당과의 차별화에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수락연설에서 "우리가 맨 처음 착수해야 할 일은 부패하고 찌든 낡은 정치, 지역정치를 퇴장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과제도 결코 가볍지 않다.
우선 '비리의원' 정리와 참신한 인재 영입으로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
정 의장은 "국민들은 정치인 몇 명의 물갈이가 아니라 정치판 전체를 바꾸는 판갈이를 요구하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당-청 (우리당과 청와대)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도 정 의장이 할 일이다.
담판을 통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입당과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 문재인(文在寅) 청와대 민정수석 등 지명도가 높은 인사의 영입도 매듭지어야 한다.
정 의장은 "총선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노무현 정권에 심각한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했다.
민주당과 관계 설정도 관심사다.
정 의장 자신이 전북 출신이어서 호남 정서를 무시할 수 없고, 지나치게 호남을 끌어 안으려 하다가는 영남 표심의 이반을 부를 우려도 있어 줄타기가 쉽지만은 않다.
정 의장은 한 때 민주당을 형제당으로 지칭했으나 "신년들어 당내에 재통합을 주장한 분이 없다"며 민주당과 선을 긋고 있어 주목된다.
총선카드로 선택된 정동영호가 순탄하게 항해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당지도부에 강성 인사들이 대거 입성해 중진과 다양한 세력을 제대로 결속시키느냐가 과제다.
또 노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과 대선자금 검찰수사 등 불확정된 암초를 어떻게 돌파하느냐도 관심거리다.
정동영호의 승패는 전적으로 총선 성적표로 나타나게 된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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