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취업성형, 그 우울함

최근에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 면접을 잘 보기 위해 얼굴 성형 수술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얼굴이 아름다우면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서 외모와 임금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였는데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10% 정도 임금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뷰티 프리미엄은 얼굴이 아름답다는 것이 마치 능력이 있는 것처럼 착각함으로써 발생한다.

그러나 취업 성형 수술에서 느끼는 첫 번째 감상은 우울하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사회에서 공부를 마치고 취업을 하려는 청년이 정당하게 능력을 평가받아서 취업하기가 그만큼 힘든 현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나라 청년 실업률은 7%를 넘어서고 있고 군복무를 하는 청년들을 경제활동 인구에 포함한다면 청년 실업률은 10%를 훨씬 상회할 것이다.

우리 주위에서 10명의 아름다운 청년들 가운데 한명 이상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실업은 아마 20세기 자본주의 경제가 만들어낸 큰 특징적인 현상일 것이다.

실업이란 일하고 싶어 하고 일할 능력도 있는 사람이 일할 수 없는 상태이다.

실업은 항상 비자발적이다.

실업이 문제가 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근로자들이 노동 이외에 생활을 영위해 나갈 아무런 수단과 재산이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실업은 생존수단의 상실과 빈곤의 악화를 의미한다.

실업은 단순히 금전적인 빈곤 이외에 사람들의 삶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실업은 사회에서 도덕적 가치를 상실하게 하고 더불어 사는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아무나 증오하며 타인을 믿지 못하게 된다.

타인에 대한 믿음과 이해의 상실은 바로 우리사회 전체의 상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청년실업이 증가하는 이유는 청년층의 학력이 크게 높아지면서 임금이 낮고 근무환경이 열악한 업종에 대한 취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보다는 기술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신규졸업자를 기다리지 못하는 조급함에 있다.

기업들이 신규졸업자에 대한 추가적인 교육을 인적투자보다는 비용으로 인식하면서 기업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노동시장에 처음 들어오는 고졸 및 대졸자의 청년실업이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이며 장기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실업현상을 설명하는 이직이론에 의하면 기업은 신규근로자에 대해 그 회사의 고유 업무에 필요한 훈련을 시킨다.

이것이 인적 자본 형태의 기업 투자이다.

그러나 이렇게 훈련된 노동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기업이 훈련된 노동자의 이직을 막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받을 수 있는 만큼 임금을 올리게 되는데 그 결과 시장임금은 필요 이상으로 상승한다.

기업은 불필요한 인력에 대해 비싼 임금을 지급하는 대신 해고시키게 되며 그 결과 실업은 증가하게 된다.

현재 고용된 사람들과 능력이 비슷한 실직자들이 현재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취업을 하려고 해도 취업할 수 없다.

기업은 더 낮은 임금을 받고도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임금을 주면 이직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들을 절대 고용하지 않는다.

한번 실업자는 영원한 실업자가 되는 경우이다.

대구의 실업률은 전국에서 서울, 광주에 이어 세 번째로 높게 나타나서 고용사정이 훨씬 더 심각하다.

대구의 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섬유, 고무 플라스틱, 기계장비 등 노동집약적인 산업위주의 지역경제 특성 때문이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일시적으로 많은 단순, 일용직 근로자가 필요하지만 경기가 침체될 경우 그 반대로 실업자를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수밖에 없다.

불행하게도 대구의 실업을 줄이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실업을 줄이는 방향만은 분명하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고용구조를 유도하기 위해 시장기능을 통한 정책방안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대구경제의 산업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

노동집약적 산업을 탈피하고 안정적이고 숙련된 노동을 필요로 하는 첨단 기술집약적 산업을 하루 빨리 육성해야 한다.

그 다음 제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연구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생산성의 증가는 숙련노동의 수요와 임금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고용안정을 유도한다.

마지막 가장 중요한 실업대책으로 대구시가 살 만한 도시가 되어야 한다.

경제 행위는 모두 사람이 필요에 의해서 한다.

사람이 살 만한 도시에서는 사람이 모여 경제 행위를 하고 이에 따라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고 경제가 발전되어 가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로서 시민들이 즐겁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소비가 있어야 생산과 고용이 창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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