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중국. 이곳에서 살아남은 국내 대기업들은 뭔가 달랐다.
그들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경영혁신과 현지화를 통해 더 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했거나 앞으로 진출하려는 대구.경북 중소기업들에게 이같은 현지 경영 전략은 반드시 벤치마킹해야 할 핵심 경영 과제이다.
삼성SDI, 칭다오고합, 삼성모방직(제일모직의 톈진 법인), 장자강포항불수강(포스코 장자강 법인) 등 국내 대기업들의 대중투자 전략을 3회에 걸쳐 분석한다.
#1. 끊임없는 경영 혁신과 원가절감 운동
톈진시 경제기술개발구내 삼성SDI 공장. 입구로 들어서자 식스시그마, TPS, TPM, 챔피언 프로젝트 등 사방 벽에 빼곡히 붙은 각종 경영 혁신 운동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취재팀을 안내한 손우영 인사과장은 "우리는 매해 새로운 경영 혁신활동을 도입하고 있다"며 "올해 도입한 'H-COST'는 눈에 보이지않는(Hidden) 원가까지 절감하자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품질, 효율성, 적응력 등을 꼼꼼히 따져 공장내 19개 부서와 전체 직원 모두에 생산성 점수를 매긴다.
2003년 12월 1등은 2라인 스크린공정을 담당하는 창하이지(30) 대리. 톈진삼성SDI는 지난해부터 각 분기별 점수를 종합해 성적 우수자들에게 한국 연수 특혜를 주고 있다.
지난해 도입한 '챔피언 프로젝트' 경우 당초 320개 품질과제 개선이 목표였지만 300~3천위안(45만원)까지 월 인센티브를 지원하자 개선 과제가 534개로 늘어났다.
2000년부터 식스시그마운동에 들어간 톈진삼성SDI는 세계 모든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경영혁신 진도를 보이고 있다.
이를 기념해 지난해 10월 톈진삼성SDI 공장에 8개 해외법인이 모여 제 1회 식스시그마 올림피아드 대회를 개최했을 정도.
이중현 톈진삼성SDI 총경리는 "지속적 경영혁신활동이 큰 성과를 거둬 부채비율이 99년 205%에서 2000년 111%, 2001년 118%, 2002년 104%, 2003년 52%로 줄었고, 부채 총액 또한 99년 1억1천800만달러에서 2003년 6천만달러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2. 세계 최고 생산성
매일 오전 7시 30분이면 톈진삼성SDI엔 중국인 직원들의 출근 행렬이 시작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젊다는 것. 현지 인력의 평균 연령은 24.6세. 이같은 젊은 노동력이야말로 톈진삼성SDI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이다.
삼성SDI의 일일 생산성은 1라인 6천400개, 2라인 9천300개, 3라인 2천700개로 단연 세계 최고다.
한 공정에서 다음공정으로 넘어가는 시간은 단 12. 5초.
강창선 삼성SDI 재무과장은 중국 노동시장의 또 다른 장점은 세계에서 가장 탄력적이라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모든 제조직에 걸쳐 1년 단위의 노동계약이 가능한 곳이다.
톈진삼성SDI는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통해 최상의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고, ABCDE 5단계의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월 80~200%까지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직원들간 경쟁심리를 유발하고 있다.
#3. 이젠 현지화다
세계 최고 생산성을 자랑하는 톈진삼성SDI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중국 현지화에 모든 기업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지난해 증설한 3라인은 삼성SDI의 R&D 현지화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3라인에선 국내 삼성SDI보다 앞서 34인치 평면 브라운관을 개발했다.
국내외 개념없이 각 해외법인마다 최고 기술 개발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34인치 평면 브라운관 생산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달리는 소니사(社) 타도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톈진삼성SDI는 압축 대신 잡아당기는 방식의 신기술을 적용해 해상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명문대 출신의 고급인력 확보도 절실하다.
그동안 인력 현지화에 각별한 노력을 쏟아왔지만 전체 1천 742명에 이르는 중국 직원들 중 대졸 직원은 155명(8.8%)에 그치고 있다.
삼성SDI는 톈진내 명문대인 남계대, 톈진대 등은 물론 연변대, 연변과기대 등 동북 3성 일대 대학까지 채용설명회를 개최해 우수 인력 뽑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설립한 톈진삼성SDI 교육센터에선 한국에서 직접 컴퓨터 강사를 초빙해 제조기술 현장관리 직원 30명을 대상으로 산업공학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