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씨 반세기만에 귀향

한국전쟁 중 북한군 포로로 붙잡혔다가 북한을 탈출했던 전용일(73)씨가 19일

소속부대에서 퇴역식을 갖고 꿈에 그리던 고향에 돌아왔다.

전씨는 이날 오후 한국전 당시 속해있던 중부전선 6사단 연병장에서 퇴역식을

갖고 동생 수일(64)씨 등 가족과 함께 고향인 경북 영천으로 향했다.

전씨는 이날 국방부 관계자와 후배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50년간 유지했던 군

인 신분을 벗고 민간인으로 복귀했으며 이상훈 재향군인회장으로 부터 향군 회원증

도 받았다.

이날 퇴역식은 전역장 수여, 열병식, 약력소개 등의 순서로 20분 정도 진행됐으

며 전씨는 영천시청이 제공한 버스편으로 귀향길에 올랐다.

동생 수일씨는 "우리집에서 난방이 가장 잘되는 아랫채에 형님의 거처를 마련해

뒀다"며 "50년만에 형님을 집으로 모시니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전씨의 친지들은 이날 영천시 화산면 유성리 수일씨 집에 모여 용일씨가 도착하

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오는 20일 오전 선영에 있던 전씨 부모의 묘소를 찾아 성묘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전씨는 구랍 24일 한국에 돌아와 관계기관의 합동조사를 거쳐 호적 부활 및 주

민등록증 발급 등 정착에 필요한 조치를 마쳤고, 국군포로 대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50년간 복무했던 급여와 연금, 주거 지원금 등을 지원받았다.

그는 지난 51년 12월 입대해 6사단 19연대 3대대 소속으로 참전중 53년 7월 강

원도 금성지구 교암산 전투에서 중공군 포로로 붙잡혀 북송됐었다.

그뒤 전씨는 북한 포로수용소와 광산수용소 등을 전전하며 중노동에 시달리다 5

6년 6월 풀려났으며 함경도 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다 지난해 6월초 중국으로 탈출

했다.

영천시와 영천시의회는 설 연휴가 끝난뒤 오는 27일 오후 영천시민회관에서 전

씨의 무사귀환을 축하하는 범시민환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영천시 관계자는 "우리 고장 출신 국군용사 전씨가 갖은 고초를 딛고 무사히 돌

아온 사실을 기념해 성대한 환영행사를 갖기로 했다"며 "전씨의 의지와 용기는 젊은

세대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KBS)은 전씨가 퇴역식을 갖고 귀향하는 전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

해 방영할 예정이다.(영천=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