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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잊혀져 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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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바뀜은 늘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가져다주지만, 반면에 망각이라는 방법을 통해 기억의 수위를 조절하게 된다.

더러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겨진 것들도 있지만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우리 주변에는 잊혀져 가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섣달 그믐의 설 전날을 동요에서는 '까치 설'이라고 부르지만 고향에서는 '작은 설'(동지를 작은 설이라고도 함)이라고 불렀었다

어릴 적 섣달 그믐밤에는 집안의 부엌과 우물가 등에 밤새 그믐밤을 밝히는 촛불을 켜 두었던 것이 기억난다.

이는 조왕신이 길을 잃지 않고 집을 잘 찾아오라고 밤새 불을 환하게 켜 두는 풍습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아마도 요즘의 신년 해맞이처럼 한해의 소망을 비는 뜻도 담겨져 있었으리라 여겨진다.

예나 지금이나 조왕신은 그대로 있을진대, 오늘날 섣달 그믐밤의 촛불켜기는 어릴 적 추억으로만 남아 있을 뿐 우리들에게는 잊혀져 가는 것들 중의 하나가 된 것 같다.

또 섣달 그믐밤에는 밤새 잠을 자지 않고 묵은 해가 가는 것을 잘 지켜야 새해에 복을 많이 받는다고 하면서, 혹 그냥 자면 눈썹이 하얗게 변한다고 하여 졸음 쏟아지는 어린 나를 겁나게 한 적도 있었다.

우리 주위에는 새로운 변화에 쫓겨 잊혀져 가고 사라져 가는 것들이 많다.

얼마 오래되지 않은 '작은 설'의 추억만이 아니라 그때 그 시절의 사진 속에 보이는 우리네 조상들의 삶의 흔적들이 하나 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요즘은 문화재 지표조사에서도 문화유적과 더불어 민속과 지명유래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경북대병원 본관이나 옛 대구상고 본관처럼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보여주는 근대건축물과 마을 숲의 보존이 추진되고 있음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라고 하겠다.

이제 아름다운 문화유산과 전통이 더 이상 사라지기 전에 그때 그 시절의 자료를 찾아 가꿈으로써 다음 세대에 대한 이어감의 소임을 다해야 하겠다.

박승규〈영남문화재연구원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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