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연휴에도 조업..."일감 밀려 다행이죠"

대구.경북지역 대다수 업체가 경기불황탓으로 이번 설에는 닷새동안의 장기 휴무를 계획하고 있는 반면 일부 업체 근로자들은 주문이 밀려 일터에서 설을 맞는다.

설을 반납한 근로자들은 섭섭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경기회복의 징조가 아니겠냐며 자신들이 올 해 지역 경제를 가늠하는 '선행지수'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LCD 부품을 생산하는 성서공단내 (주)엘앤에프는 이번 설 연휴기간동안 전체 직원(240여명)의 절반 이상인 150여명이 조업을 계속한다.

주문 물량이 넘쳐 설 연휴 기간에 공장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이 회사 서상호 팀장은 "지난해에도 596억원의 매출을 기록, 그 이전해보다 45%가량 회사가 성장하는 등 LCD부문은 계속해서 일감이 늘어나고 있다"며 "고향에 못 가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근로자들 대다수는 일감이 많은 것을 반가워하고 있다"고 했다.

성서공단내 LCD자동화장치 생산업체인 (주)유니빅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주문량이 넘쳐나 이번 설연휴 조업을 계속한다.

이 업체에 따르면 명절에도 쉬지 못할만큼 연일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

이 회사 서교식 경영지원팀장은 "작년에도 설과 추석때 조업량이 많아 제대로 쉬지 못했는데 올 해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며 "일감이 많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며 명절에 쉬지 못한 근로자들에게는 경영성과에 따라 향후 성과급으로 보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서공단내 새한전자는 종업원이 24명 뿐이지만 이번 설에 주문이 밀려 근로자 전원이 설비를 모두 가동, 정상근무를 한다.

박종규 대표는 "TV에 쓰이는 플라스틱 재료를 LG전자에 납품하는데 이번 설엔 주문이 많아 조업을 계속한다"고 했다.

전기.전자.통신부품용 세라믹 제품을 만드는 성서공단내 상호세라믹도 지난해 설엔 쉬었으나 올 해는 일감이 많아 연휴 기간 중 조업을 한다.

이 회사 인병영 부장은 "작년보다 일감이 많다"며 "일하는 날이 늘어나는 것은 기업으로서는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전기.전자업체를 비롯, 기계.금속.섬유업종 등의 10여개 업체가 이번 설에 정상 또는 부분 조업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달성산업단지관리공단은 이번 설에는 연휴기간 조업 업체가 없다고 밝혔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사진:일감이 많아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설 연휴 근무를 하는 성서공단내 (주)엘앤에프 작업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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