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건강한 국군포로는 송환않고 강제노역"

"1953년 포로교환 당시 북한은 국군포로 중 부상병 등을 우선 남한에 넘긴 반면 건장한 국군포로는 송환하지않고 북에 남겨 일꾼으로 부려먹었습니다".

지난 19일 53년만에 고향에 돌아와 첫 설을 보낸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72)씨는 각계 인사들의 잇따른 격려방문을 받고 탈북과정 등에 대해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문종완 경북도재향군인회장, 권영락 영천시재향군인회장은 지난 24일 오후 향군회원들과 함께 전씨가 머물고 는 영천시 화산면 유성리 전씨의 동생 수일(65)씨의 집을 방문했다. 문 회장은 "이제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원이 됐다. 앞으로 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면 재향군인회와 상의해달라. 적극 돕겠다"고 전씨에게 약속했다.

전씨는 "53년동안 한시도 고향을 잊은 적이 없으며 오직 고향에 돌아오겠다는 일념으로 작년 6월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넜다"며 "탈북과 귀향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절대 죽을 수는 없다는 결심 하나로 버터냈다"고 말했다. 함께 탈북했다가 다시 북한에 끌려간 아들 생각에 비통해하던 전씨는 "북의 가족들을 데려올 수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두만강을 건너겠다"고 애끓는 부성애를 토로했다.

전씨는 "53년전 입대할 당시 벌거벗었던 고향 산이 숲으로 뒤덮였다"며 "북한에서는 나무뿌리까지 캐내 땔감으로 사용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탈북과정의 고생담을 이야기하던 전씨는 "체포된 탈북인들의 참상을 직접 목격하고 많이 울었다"며 "그럼에도 탈북과 체포, 재탈북 시도의 악순환이 끊이질 않는다"고 했다.

전씨는 특히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돈벌이에 나선 탈북브로커들에게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전씨는 "북한에 사는 동안 도단위의 당 책임자의 얼굴도 한번 못봤으나 이곳에서는 경북도지사가 직접 방문해 감격했다"고 밝혔다. 설 연휴동안 박진규 영천시장, 임상원 시의장, 신녕면장, 화산면장, 시의원 등 각계 인사들이 전씨의 집을 방문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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